부동산 분양

"집값 더 떨어지는 데 누가 청약하나"…'블루칩'단지마저 '참패'

올해 10~11월 공급나선 분상제 23곳 중

미달 12곳에 달해 …수도권도 14곳 중 6곳 미달

경쟁률도 작년 23:1서 올해 9.6:1로 추락

청약시장 부진에 구축 시세 하락으로 이점 사라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약 시장의 ‘블루칩’이었던 분양가상한제 단지가 최근 힘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인근의 구축 시세가 빠르게 하락하자 분상제 단지의 최대 장점인 ‘가격’이 더는 의미가 없어진 결과다. 실제로 최근 두 달간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분상제 단지 2곳 가운데 1곳은 미달을 기록했다. 수요가 높은 수도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24일 서울경제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올해 10월 1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에서 청약을 접수한 분상제 단지 23곳의 청약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12곳(52.2%)은 공급 물량보다 청약자 수가 적어 미달됐다. 수도권은 14곳 가운데 6곳(42.9%)이 미달이었다. ‘분상제 단지는 무조건 흥행 성공한다’는 분양 업계의 속설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결과다. 반면 지난해 10~11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전국 분상제 단지 19곳 중 4곳(21.1%)만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수도권 분상제 단지 7곳은 공급 물량 전부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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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단지별 평균 청약자 수와 평균 경쟁률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지난해 분상제 단지 한 곳당 평균 모집 가구 수는 443가구, 청약자 수는 1만 184명으로 경쟁률은 23 대 1이었다. 반면 올해는 평균 모집 가구 수 337가구, 청약자 수 3246명으로 경쟁률이 9.6 대 1로 추락했다.

분상제 단지가 이처럼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주된 원인은 부진한 청약 시장에 있다. 부동산R114가 이달 22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4.2 대 1로 지난해 하반기(20.7 대 1)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고 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며 청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상제 단지의 인기가 떨어진 또 다른 이유로는 급락하는 아파트 값이 있다. 올해 10월 경기 오산시 오산세교지구에서 5개 주택형에 대해 일반공급에 나섰지만 3개가 미달된 ‘오산 SK뷰 1차’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변 단지인 늘푸른오스카빌(2006년 준공·898가구) 전용 84.98㎡의 시세는 지난해 9월 3억 5700만 원에서 올 9월 2억 8000만 원으로 7700만 원(21.6%) 떨어졌다. 반면 오산 SK뷰 1차 84㎡의 최고 분양가는 4억 6850만 원으로 주변 구축의 최근 시세에 비해 약 2억 원 높다. 인근 단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통상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알려진 분상제 단지의 ‘가격 메리트’가 사라진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청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주변 시세가 떨어지며 분상제 단지의 가격 이점이 사라진 것이 흥행 부진의 이유”라며 “금리도 잇따라 인상되고 있기에 둔촌주공 등 서울 역세권 등 핵심 입지가 아니면 청약 마감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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