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벗어나려는 다국적 기업들이 서울에 둥지를 틀도록 내년 초 홍콩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서울을 글로벌 투자유치 메카로 만들어 2030년 외국인직접투자(FDI) 300억 달러를 반드시 달성하겠습니다.”
구본희 서울투자청 대표는 1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내년부터 홍콩에서 투자 유치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투자 유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투자청은 서울시가 ‘서울비전 2030’의 핵심 과제인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2월 출범시킨 해외 투자 유치 전담 조직이다. 구 대표는 우리은행에서 20년 이상 재직하면서 유럽 법인장을 역임한 국제 금융 전문가다.
그는 “중국의 통제 강화에 따라 홍콩을 벗어나려는 수요가 높은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접촉 중인데 내년 1분기 중 준비를 마치고 기업별 1대 1 상담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그 외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포럼·설명회와 같은 공개 행사를 열어 서울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에서 개최되는 투자 설명회는 서울투자청이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처음 주관하는 행사다.
서울투자청은 지난달 서울에서 ‘서울투자자포럼’을 처음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넷플릭스 자회사이자 특수효과 전문업체인 아이라인스튜디오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아이라인스튜디오는 서울에 특수효과 영상 스튜디오를 신설을 비롯해 향후 5년간 1억 달러(약 1370억 원)를 투자하고 최소 2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와 함께 특수효과 영상제작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채용 연계형 교육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구 대표는 “아이라인스튜디오가 새로 가동하는 특수효과 영상 스튜디오를 서울에 유치하기 위해 서울시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문 회의를 사전에 여러 차례 진행했다”면서 “아이라인스튜디오의 전문 인력 수요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채용 연계형 교육 과정을 제안하기로 의견이 모아졌고 결국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아이라인스튜디오 투자 유치가 다른 글로벌 컨텐츠 기업의 투자 유치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넷플릭스 자회사의 특수효과 스튜디오가 서울에 들어서고 전문 인력도 양성되면 이를 계기도 다른 글로벌 컨텐츠 기업들도 서울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은 서울투자청의 올해 투자유치 실적은 아이라인스튜디오를 제외하고 총 120여 건에 4200억 원이다. 투자유치 금액은 당초 목표 1300억 원의 3배를 넘어섰다. 구 대표는 과거 제조업 중심이었던 국내 산업 구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그 중심에 서울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서울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쯤만 해도 한국은 ‘일본보다는 못하지만 물건을 잘 만드는 나라’ 정도였는데 지금은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는 역량이 뛰어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며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지난해 179억 달러 수준이었던 서울의 FDI 실적을 2030년까지 30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