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중에서도 특히 바로크 시대 음악에 대한 이해나 관심은 다른 클래식 장르에 비해 낮은 게 사실입니다. 언어도 시대도 달라서 한국 대중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음악이 좋을 뿐 아니라 본능적으로 가슴을 울리는 멜로디가 있습니다. 음악에 마음을 열어놓았다면 어느 순간 마음을 건드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음악 중에서 바흐, 헨델, 비발디 등 17세기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의 음악은 현 시점과 비교했을 때 악기 구성을 비롯해 음색, 소리 크기, 주법 등이 달라서 낯설게 들린다.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바로크 스페셜리스트’ 디바로 꼽히는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는 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이 같이 꼽았다. 그는 3·4일 이틀간 올해 10회째를 맞는 한화그룹 주최의 클래식 공연 ‘한화클래식 2022’ 무대에서 헨델, 비발디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다. 레즈네바와 합을 맞추는 이탈리아 바로크 앙상블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도 비발디의 ‘현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등 기악곡들을 연주한다.
그는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은 연주자들에게 꾸밈음을 붙이는 등 변화를 주는 것을 전적으로 맡겼기 때문에 재즈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며 “같은 곡을 여러 번 불러도 무대에 오를 때마다 새롭다”고 덧붙였다. 바로크 음악에 쓰이는 고악기에 대해서도 “따듯하고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낸다. 이에 맞춰 적절한 강도의 에너지를 써서 노래해야 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좋아하는 바로크 음악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바로크에 빠지기 시작한 계기와도 같다”며 바흐를 꼽았다.
한편 10회째를 맞은 한화클래식은 2013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르네상스, 바로크 등 16~17세기 고(古)음악의 세계적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연주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문에 해외 음악가의 초청이 여의치 않을 때는 국내 음악가들로 앙상블을 꾸려 온라인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측은 고음악의 매력에 대해 “음악의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찾게 되는 음악의 탄생 기원과 가치, 고악기만의 담백함과 음색의 따스함, 표현의 자연스러움, 주법이 갖고 있는 간결함과 멋스러움“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