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지난달 29일 실국장정책회의를 통해 “빠른 속도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원인을 현장에서 면밀히 분석, 확실한 대책을 세워 차단하라”며 특단의 대책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특단 대책도 무용지물이 됐다. ‘청정 전남’이 무색할 정도로 전남지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심상치 않다. 최근 한달 새 가금농장에서 11건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역대 최악의 AI 발생 우려 속에 셀 수 없을 정도의 닭·오리 살처분은 시간문제다. 가금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 방역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국 8개 시·도 가금농가에서 고병원성 AI 34건이 발생했다. 이 중 전남이 11건으로 전국 최다 발생이고, 충북 9건, 경기 6건, 충남·전북·경북 각 2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지역에서는 지난달 15일 장흥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독립적 산발적으로 순식간에 11건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전남도는 예비비 20억 원을 긴급 투입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현재 겨울 철새에 의해 전 지역이 오염되고 병원성과 전파력이 예년보다 3배 이상 위험해진 상태다.
실제 지난 8일 무안 종오리 농장(7000 마리)과 곡성 육용오리 농장(1만 3000 마리)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돼 신속한 초동방역 조치를 취하는 등 최근 나주, 고흥, 무안, 함평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있다.
무안 종오리 농장은 지난 7일 축산농가가 사료섭취 저하로 무안군에 신고해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 검사에서 확인됐고, 곡성 육용오리 농장은 일제검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최종 고병원성 여부 판정은 1~2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경 10㎞ 내 방역지역은 이동통제와 집중소독을 하고, 발생농장과 1㎞ 내 사육 가금 5농가 13만 6000 마리는 신속하게 살처분한다. 10㎞ 방역지역에 포함된 가금 47농가는 신속히 검사해 확산 차단에 온힘을 쏟을 방침이다.
전남도 농축산식품국 5개 과 75명이 위험지역인 나주·영암·무안·함평 오리농장의 통제와 소독 등 핵심 차단방역 수칙 실천상황을 매주 점검한다.
강효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가용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금농장에서도 소독 및 통제 등 핵심 차단방역 수칙을 반드시 실천해 어려운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