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서훈 기소에 여야 갈등… 진실 드러날 계기 vs 정치보복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영장심사 출석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영장심사 출석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으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기소된 것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이 이어졌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검찰이 어제(9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고 월북으로 몰아간 혐의로 서 전 실장을 구속기소,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은 불구속기소했다”며 “그날의 진실을 밝혀내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우리 국민이 바다에 표류하고 있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당시 문재인 정권의 안보 수뇌부는 이를 방치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흠이라도 생길까 북한 눈치만 본 정권인 줄 이미 국민들은 알았지만, 국민의 비난과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자진월북으로 몰았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는 충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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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갑작스럽게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 정권 안보 수뇌부가 만든 월북몰이에 남은 가족들은 온전히 슬퍼하지도 못했다”고 언급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2년이 지나 시신 없는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가족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무례하다’, ‘최고의 북한 전략가, 협상가를 잃었다’는 또 다른 가해는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검찰이 달려들어 ‘월북 추정’을 ‘월북 몰이’로 결론을 바꾸고 전(前) 정부에 대한 보복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의 주장은 서해 공무원을 ‘월북’으로 몰기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고 해경에게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라며 “서해 공무원이 피격된 2020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고 자료도 그대로 모두 남아있다. 모든 것은 그대로이고 정권만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권력의 사냥개 노릇을 지금이라도 멈추길 바란다. 윤 대통령 역시 지지층 결집만을 위한 정치보복을 당장 멈추시길 바란다”며 “현명한 국민들은 5년 전 촛불처럼, 복수에 눈이 먼 사냥꾼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전날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왜곡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 명백한 정치보복, 억지 기소”라며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법관에게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서 전 실장의 구속을 주장했으나, 구속 뒤 형식적인 소환만 진행됐고, 같은 사건의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종료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구속 기소했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께 열린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합참 관계자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하라고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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