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를 자퇴하고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동급생에게 160여만 원을 갈취·협박한 10대가 소년보호처분이 아닌 형사처벌을 받아 전과기록을 남기게 됐다.
11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공갈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 7월 B(17)군이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사실을 알고는 이를 빌미로 B군으로부터 2개월간 21회에 걸쳐 160여만 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B군이 9월 중순께 고통을 호소하며 ‘연락하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하교 시간에 맞춰 B군을 찾아간 뒤 인근 골목길로 데려가 협박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A군은 소위 ‘일진’으로 불렸으며 고등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평소 일진과 어울려 다니거나 친구들에게 욕을 심하게 하는 등 모습에 B군이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공갈 횟수와 피해액 규모, 범행 동기와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이 몇 차례 소년보호처분을 제외하고 아직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시방에서 축구게임을 하다가 B군이 비꼬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는 이유로 인근 공원으로 데려가 폭행한 혐의에 대해선 B군이 처벌 의사를 철회함에 따라 공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