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미국 기자가 기자석에서 갑자기 숨진 가운데 이번에는 카타르 사진 기자가 취재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단 무리한 스케줄 탓인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카타르 알카스TV는 지난 10일 생방송 도중 자사 사진 기자 칼리드 알 미슬람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미슬람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애도했다. 알카스TV는 트위터를 통해 “알카스 채널은 자사 크리에이티브 부서의 사진 기자 칼리드 알 미슬람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했다. 걸프타임스는 “카타르인 알 미슬람이 월드컵을 취재하던 중 갑자기 사망했다”며 “우리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미슬람의 사망 소식은 미국 그랜트 월 기자가 사망한 지 몇 시간 만에 전해졌다.
앞서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8강전을 취재하던 그랜트 월 기자가 갑작스럽게 숨지는 일이 있었다. 월은 연장전 도중 기자석에서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구급차가 약 20분간 현장에서 응급처치한 뒤 월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월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월드컵 개막 이후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최근 건강이 악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월은 월드컵 내내 성적소수자를 탄압하는 카타르 정부를 비난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과 웨일스의 조별리그에 성적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무늬 티셔츠를 입고 갔다가 약 30분간 구금되기도 했다. 이에 월의 동생 에릭은 “우리 형은 건강했다. 내게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우리 형이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살해당한 것이라 믿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월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에 보내는 러브레터'라는 르포 기사로 한국의 거리응원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무엇을 사랑하는지 묻는다면 삼키자마자 이마에 땀이 송송 나게 만드는 한국의 매운 김치를 사랑한다'는 칼럼을 미국 CNN 웹사이트에 올려 '친한파' 기자로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