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원주 CIO "KT·포스코 등 지배구조 개선"…'셀프 연임' 손 볼것

국민연금 900조 기금운용 본부장 신규 선임

"CEO 추천위 기존 이사들 중심에서 탈피해야

액티브한 투자 전략 통해 수익률 개선 강조도


900조원을 운용하게 될 서원주(사진·57) 신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은 27일 KT(030200)·포스코 등 오너 없는 회사(소유 분산 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셀프·황제연임'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본부장은 이날 선임 후 국민연금공단 서울 북부지역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태현 공단 이사장으로부터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를 주문받았다면서 "장기적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 수익률을 내기 위해 수탁자 책임 투자 활동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투자 대상 기업들의 합리적 지배구조와 관련한 주주권 행사, 주주가치 제고, ESG(사회·환경·지배구조) 책임투자 강화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우수한 성과를 확보하도록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9월 말 기준 897조원의 자산을 보유 중이며 122조원의 국내 주식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005930)·현대차는 물론 포스코·KT·신한금융 등 주요 상장사의 대주주다.







서 본부장은 특히 KT와 포스코, 금융지주 등을 꼽으며 "이러한 소유 분산 기업들이 CEO 선임을 객관적·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해야 불공정 경쟁이나 셀프연임, 황제연임 우려가 해소되고 주주가치에 부합한다"며 "이사회 내부에서 기회를 차별하거나 외부인 참여를 제한하면 주주들은 잠재 후보를 모른 채 한사람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부와 외부에서 최적임을 찾을 수 있게 공모 등을 통해 제한없이 후보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셀프연임 우려가 없도록 추천위원회를 기존 이사 중심에서 명망 있는 중립적 새로운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해야 공정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구현모 KT 대표가 최근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으나 복수 후보 경선을 자처해 경선이 진행 중인 점을 거론하며 "KT CEO 선임이 말씀드린 기준을 고려해 경선을 통해 이뤄진다면 시장서도 현직 CEO를 위한 형식적 경선 시스템이라는 의구심을 받지 않고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KT에서 좋은 관행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기금 수익률 개선과 관련해 서 본부장은 "최근 시장 침체로 기금 운용 성적이 악화되고 있으나 연금은 장기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는 측면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운용본부의 역량을 모아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탄력적이면서도 액티브한 투자 전략을 통해 성과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 운용역들의 잇따른 이탈 문제에 대해선 "투자 활동 여건을 개선해 인재 풀을 보다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임기는 향후 2년이며 운용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삼성생명(032830)에 공채로 입사해 투자 업무를 맡았으며 삼성생명 뉴욕법인과 싱가포르법인에서 해외 투자를 담당한 후 변액계정 운용부장과 자산운용본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4년 간 PCA생명(현 미래에셋생명) CIO를 지냈고 2019년부터 공무원연금 CIO를 맡기도 했다. 서 본부장 선임에 공무원연금과 행정공제회에 이어 국민연금도 삼성생명 출신이 투자 총괄을 맡게 됐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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