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무인기 도발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을 두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자기 하늘이 뚫린 건데 왜 남 탓을 하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원장은 29일 전파를 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에 출연해 "문재인의 하늘이 뚫렸나, 윤석열의 하늘이 뚫렸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국민들한테 우리 국방이 완전하다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새 떼에 놀라서 쏴대고 풍선에 놀라서 쏴대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북한 놈들은 여기 서울까지 내려와서 용산을 돌았다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북한 무인기 5대가 지난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 가운데 1대는 서울 북부지역까지 날아왔고, 4대는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수시간 동안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100여발을 사격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고 지적한 뒤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께서 잘 보셨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드론부대가 창설됐다"며 "이번에 예산이 삭감됐다는 것 아닌가. 예산을 더 보충해서 확실하게 드론부대를 육성하고 훈련하자 이런 미래지향적인 얘기가 나와야지 (전 정부 탓을 하면 어떡하나)"라고 했다.
아울러 박 전 원장은 "드론이 왔는데 거짓말하고 국민들한테 발표도 안 하지 않았나"라며 "대통령으로서는 솔직하게 '노력은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예산을 더 강화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완전하게 대비하겠다' 이런 말씀을 하셔야 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박 전 원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강력히 규탄하지만, 응징에 대한 문제는 합참의장이나 국방부 장관 정도가 해야지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것은 강 대 강"이라면서 "너무 강하게 대통령께서 말씀을 하시면 다음 외교, 대화 통로가 닫혀버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더불어 박 전 원장은 "9·19 군사합의를 윤석열정부에서 파기한다 어쩐다, 말이 나왔는데 남북 간의 합의를 서로 먼저 깨버리면 안 된다"며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