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규제지역에 대해서도 전매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 당첨자들도 빠르면 올해부터 집을 팔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매물이 나오더라도 가격을 낮춘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집값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 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매제한 기간을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공택지나 규제지역은 3년,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적용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이는 신규 분양 단지뿐만 아니라 기존에 이미 분양을 마친 단지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된다. 국토부는 최대 5년에 달했던 분양 아파트 실거주 의무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원베일리 일반 분양 물량의 전매 가능 시점은 2031년 6월 이후에서 2024년 6월 이후로 7년이 줄어든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인 원베일리는 입주자 선정 시점(2021년 6월 25일)부터 10년간 전매가 금지됐지만, 새 규정에 따라 그 기간은 3년에 그치게 된다. 특히 올해 8월 예정된 입주 이후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면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3년 지난 것으로 간주되면서 일반분양 당첨자는 빠르면 올해부터 집을 팔 수 있게 된다.
다만 실제 전매 가능 시점은 조합의 소유권 보존등기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분양자들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려면 조합의 보존등기부터 끝나야 하는데, 입주일과 상관 없이 지적공부정리 절차 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전매제한이 풀리는 내년 6월 전에 소유권 보존등기 및 이전등기가 이뤄질 경우, 사고팔 수 있는 시점이 더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원베일리 외에도 2020년 10월 분양한 강동구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과 서초구 ‘서초자이르네’ 등 신축 아파트도 올해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해당 단지들은 서울 정비사업장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첫 적용 단지로 2028년 10월(전매제한 8년)까지 전매가 어려웠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올해부터 거래가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기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늘어나는 등 조정 장세를 예측했다. 실제 원베일리 조합원 입주권(전용면적 84㎡)은 지난해 3월 38억 7407만 원에서 같은 해 11월 30억 340만 원에 손바뀜하며 8억 7000만 원 넘게 내렸다. 현재 같은 면적의 매물도 전년 최고가 대비 약 6억 원 낮은 32억 원에 나와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서둘러 차익 실현을 하려는 청약 당첨자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됐지만 이자 부담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