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것과 관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제가 알기로는 이미 2번 이상 간 것 같다"며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탁 전 비서관은 11일 전파를 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행사와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행사 중에 무엇이 가장 크게 다르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평가하기 참 어렵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탁 전 비서관은 "평가라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에 평가하긴 어렵다"며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대통령의 철학이다. 윤 대통령이 시장 방문을 많이 한다면 윤 대통령이 시장에 가지고 있는 철학인 것"이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또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주로 대구 서문시장을 가는데 문재인 정부 때도 시장 방문을 했다. 그때 제일 먼저 고려한 것은 이전에 방문한 적이 있느냐 없느냐"라면서 "특정 한 군데만 가는 것은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고 실제로도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탁 전 비서관은 "올해는 대구에 갔으면 내년에는 광주에 가는 게 상식적인 기획의 카테고리"라며 "두 번째는 시장에 가면 무엇을 할 거냐. 가장 많이 하는 게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먹고 떡볶이 먹고 떡 사 먹고 따봉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 덧붙여 탁 전 비서관은 "그걸로 과연 시장 방문의 어떤 의미를 살릴 수 있을까. 시장 방문이라는 건 실제로 재래시장의 물건값이 얼마나 싼지 거기에 얼마나 따뜻한 말들이 오가는지 이걸 보여주고 싶은 것 아니냐"고 물은 뒤 "(문재인 정부 때는) 그해 신문들이 발표한 제수용품 (유추 비용)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 돈으로 드리고 그 돈으로 품목을 그대로 사보게 했다"고 했다.
더불어 탁 전 비서관은 "실제로 두 분이 돈이 모자라면 좀 깎기도 하고 돈이 남으면 좀 더 드리기도 하면서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국민들에게 보여줬다"며 "우리 때는 비닐봉투 안 쓰기, 장바구니 쓰기 이런 게 캠페인이 있었기 때문에 에코백도 들고 유리 상자도 들고 가서 장을 봤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탁 전 비서관은 "시장에 사진 찍히러 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런 모습들, 그런 디테일들을 보여줘야 시장 방문의 의미가 살고 왜 우리가 재래시장에 국민들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이날 서문시장 점포들을 찾아 소상공인 시민들과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카스텔라·납작만두·어묵·가래떡·치마 등을 지역 상품권과 현금으로 구매했고, 곤약과 어묵 국물 등도 먹었다. 한 분식집에 들러서는 떡볶이와 납작만두 등을 먹기도 했다. 또 시민들을 향해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규제혁신전략회의 참석차 대구를 방문해 서문시장을 들렸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전통시장은 민심이 모이는 곳이고 민심이 흐르는 곳"이라면서 "어려울 때도 우리 서문시장과 대구 시민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오늘 기운을 받고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