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간보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9일에 이어 나흘만에 두 번째 저격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며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보인 나 전 의원이 기후환경 대사직은 아직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이 날 페이스북에 “받은 두자리 장관급 중 한자리만 반납하고 다른 자리 하나는 그대로 뭉개고 앉아 있는 저의는 아직도 간보기를 계속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기후변화 특사 자리는 외국 드나들기 좋은 자리라서 그대로 뭉개고 가고자 함인가”라고 했다.
이어 “탄핵 때처럼 바른정당에 가냐, 그대로 주저앉느냐 기회를 엿볼 때처럼 또 그런 처세를 하겠다는 건가”라며 “이제부터라도 깔끔하게 처신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련이 남아 이리저리 방황하는 정치는 그만 했으면 한다”며 “그건 하수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9일에도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을 ‘수양버들’에 빗대 비판했다. 홍 시장은 “친이에 붙었다가 잔박에 붙었다가 이제는 또 친윤에 붙으려고 하는 거를 보니 참 딱하다”며 “자기 역량으로, 자기 노력으로, 자기 지식으로 국민에 대해 진심(眞心)을 갖고 정치해야 그 정치 생명이 오래간다는 걸 깨달아야 되는데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수양버들로 국민들을 더 현혹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차기 당대표로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며 나 전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대리인을 통해 정식으로 제출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위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원내대표직 사퇴 당시 당원과 국민들에게 했던 말이다.
나 전 의원은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라며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모처럼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조용한 사색을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