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주자 간 신경전도 뜨겁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 등에 따라 양자 대결 가능성이 점쳐지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설 연휴 기간에 ‘윤심’ ‘확장성’ ‘안보’ 등을 키워드로 당심 공략에 나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김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연대와 포용·탕평을 통해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당의) 정체성의 뿌리를 지키되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겠다”며 확장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경쟁자인 안 의원을 겨냥해 “철새 정치인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살아오지 않아서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의 뿌리를 지킨 당원에 대해 존중하거나 충성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윤핵관 중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소위 ‘김장연대’를 구성하며 친윤계 중심의 지지 기반을 다져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과도한 친윤계의 세몰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외연 확장으로 전략을 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 의원은 설 연휴 직전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했고 27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는 등 당내 기반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반대로 줄곧 수도권·청년층 등 외연 확장에 집중해온 안 의원의 행보는 이날 전통적 보수층을 향했다. 안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신의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어 탈북민 간담회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탈북민에 대한 관심 또는 북한 인권에 대한 언급조차도 회피했던 지난 5년이었다. 이제는 그런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아야 될 때”라며 안보 문제를 잇달아 꺼내며 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 호소했다.
김 의원을 겨냥해서는 “연포탕을 외치다가 그다음 날 갑자기 또 진흙탕을 외치니까 좀 당혹스럽다. 상황이나 전략에 따라 자꾸 이야기가 왔다 갔다 바뀌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전날 김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들며 “우리 당 대표도 흙수저 출신인 제가 돼야 맞상대가 된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두 후보의 윤심 경쟁도 치열하다. 안 의원은 연휴 기간 ‘민주당은 윤석열·안철수 콤비를 가장 두려워한다’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친윤 행보를 이어갔다. 김 의원 역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이념을 버리고 실용 외교의 새 지평을 연 대한민국 1호 영업 사원”이라며 순방 성과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