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제네시스 GV80 출고대기 30→10개월 '뚝'…고금리 여파 대기 '급감'

車 업계 출고대기 기간 대폭 단축

아반떼 HEV, 두 달 만에 20→12개월

카니발 디젤 등 즉시 출고 모델도 등장

고금리 여파 계약 취소 사례 증가

반도체 수급난 완화·디젤 선호 하락 영향도

서울 강서구 현대자동차 강서지점에 제네시스가 전시돼 있다. 성형주 기자서울 강서구 현대자동차 강서지점에 제네시스가 전시돼 있다. 성형주 기자




금리 인상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 등의 여파로 완성차 업계의 출고대기 기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재고가 쌓이며 즉시 출고가 가능한 차종까지 나타났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차종에 따라 한 때 2년 가까이 늘어났던 신차 출고대기 기간이 이달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 모델은 지난해 12월 기준 출고대기 기간이 30개월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10개월로 급격히 단축됐다.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대기 기간도 20개월에서 12개월로 줄었다. 계약 후 18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전기차 아이오닉 6는 이달 계약 시 13개월 정도만 기다려도 차를 받을 수 있다.



디젤을 비롯한 일부 모델은 즉시 출고가 가능한 사례까지 발생했다. 영업 현장에 따르면 기아(000270) 모하비, 카니발 디젤, 모닝 등은 사양에 따라 계약과 동시에 대기 없이 차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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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 디젤 선호도 하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출고대기 기간 단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 인상이 계약 취소에 직격탄이 됐다.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 금리는 지난해 7월만 해도 연 2~3%대에 머물렀지만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완성차 영업 현장 관계자는 “구매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부쩍 늘어나 영업사원들의 불안감도 상당한 상태”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는 고객의 할부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변동금리 할부 프로그램까지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3개월 단위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 변동을 반영해 금리를 결정하는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계약 후 금리가 인하되면 고객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예를 들어 대출확정 시점의 CD금리(91일물) 보다 3개월 후 CD 금리(91일물)가 1.0% 포인트 낮아지면 고객의 대출금리도 대출확정 시점보다 1.0% 포인트 낮아진다. 금리가 올라갈 경우 고객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도해지 상환 수수료까지 면제한다.

기아도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연동한 할부 프로모션(굿모닝)을 내놓았다. 모닝을 할부로 구매할 때 한은 기준금리를 적용한다. 할부 기간은 △12개월 △24개월 △36개월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고금리 여파로 현재 국내 신차 할부 금리가 7%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할부 금리 비용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공급난이 소폭 완화돼 완성차 생산량이 늘어난 점 역시 출고대기 기간 단축에 영향을 줬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2년 간 지속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지나해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됐다”며 “올해는 가동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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