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빵’이 해외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올리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글로벌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20년만에 해외 매출 4500억 원 고지에 올라섰다. 이들은 팬데믹 기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현지 특성에 맞는 제품 출시, 고객이 직접 쟁반에 빵을 골라 담는 한국식 베이커리 문화 전파 등으로 단골을 늘리며 해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위상을 굳히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진출국 및 매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K빵의 글로벌화는 앞으로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 현지에 진출한 이후 11년만이다. 연간 20억~30억 원 수준의 적자를 보이던 뚜레쥬르 인도네시아 법인은 팬데믹 이후 무리한 외형 확장은 지양하고 질적 성장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마침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전년대비 80% 가까이 늘어 사상 첫 300억 원 돌파가 확실하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베트남과 함께 뚜레쥬르의 주요 해외 사업 전초기지 중 하나다.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발리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1월 말 현재 5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 특성에 맞춰 사진만 보고도 주문하고 싶을 만큼 비쥬얼이 화려한 O2O(온·오프라인연계) 전용 제품 비중을 늘렸는데 이 점이 주효했다”며 “또 무슬림 눈높이에 맞는 할랄 인증 제품 만을 판매하는 데다 라마단 기간 시즌 디저트로 출시한 ‘바나나 푸딩’이 큰 인기를 끈 게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미국 사업도 호조다. 2004년 현지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매장도 LA를 포함 86개점이 운영중이며, 2030년까지 미국에서 1000개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에 제빵 공장도 건립할 계획이다. 2007년 첫 진출한 베트남도 ‘배달 서비스’등을 도입하며 고객수를 늘리고 있어 조만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SPC에 따르면 2004년 첫 해외에 진출한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매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4500억 원을 달성했다. 2018년 3968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4427억 원까지 증가했다가 코로나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1년 4000억 원을 다시 넘어섰고 1년 만에 500억 원 가량 큰 폭으로 늘었다. 일찌감치 진출한 중국과 미국의 가맹사업이 본 궤도에 접어든데다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 국가는 조인트벤처의 방식으로 진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기반을 갖춘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매장 수 증가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2016년 200개였는데 2019년 402개, 올 1월 현재 462개까지 늘어 조만간 50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중국이 300개로 가장 많지만, 증가세는 미국이 높다. 미국은 120개로 2020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20개 매장 중 가맹점이 100개다. 2021년 캄보디아 및 인도네시아, 지난해 영국, 올해 말레이시아에 신규 진출하면서 해외 진출국은 9개로 늘었다.
SPC그룹 관계자는 “미국 기존 베이커리의 취급 품목 수는 일반적으로 100개 수준인데 현지 파리바게뜨는 300종이 넘어 선택의 폭이 넓고, 고객이 제품을 직접 쟁반에 담을 수 있어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현지 문화에 잘 부합한다”며 “동남아 매장의 일평균 매출도 예상치의 2~3배를 웃돌고 있어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