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서 2011년 이후 최대 파업…"10% 인플레에 임금 줄었다"

英 공공부문 노동자 50만 명, 전역서 합동파업

물가상승률 10% 웃도는데 임금은 2.7% 올라

정부는 타협에 부정적…시위억제법 하원 통과

영국 노동자들이 1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지구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영국 노동자들이 1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지구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연간 물가상승률이 10%를 넘는 영국에서 13년 만에 최대 규모의 공공부문 파업이 벌어져 학교가 문을 닫고 대중교통이 멈춰섰다. 하지만 정부가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각 부문의 파업은 앞으로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학교 교사 약 30만명, 124개 정부부처 공무원, 15개 철도회사 직원 등 최대 50만 명의 노동자가 1일(현지시간) 합동파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영국 산별노조의 상급 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는 이날 파업을 ‘수요 파업(Walkout Wednesday)’이라 명명하고 약 100만 명이 참여했던 2011년 파업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파업 여파로 영국 공립학교의 8.9%가 전면 휴교를, 42.8%가 일부 휴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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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참가자들은 물가상승률에 걸맞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4%에 달했던 반면 영국 전체 공공부문의 지난해 8~10월 임금인상률은 2.7%에 불과했다. 물가상승률은 물론 민간부문의 평균 인상률(6.9%)도 크게 밑돈다. 최대 교사 노조인 전국교육노조(NEU)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영국 교사의 임금이 2010년 이후 23% 줄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대부분 공립학교 교사들의 임금은 5% 인상됐는데,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4%에 달했던 만큼 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는 파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이날 "나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며 파업을 지지하는 노동당을 겨냥해 "그들은 파업이 잘못됐고 학생들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제출한 공공부문 파업·시위 억제 법안은 1월 31일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갔다.

정부와 노조의 입장이 평행선을 걸으며 공공부문은 2월 여러 차례에 걸쳐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영국 전역의 150개 대학 직원들은 2~3월에 걸쳐 18일간, 간호사는 이달 6~7일, 물리치료사는 9일, 조산사는 7일 파업을 진행한다. 소방관들도 지난달 말 노조 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했는데, 실제 파업에 돌입한다면 2003년 이후 20년 만의 전면 파업이 된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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