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및 금융 당국 수장들이 연일 은행 과점 체제 해소를 강조하는 가운데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주목된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컨설팅을 담당하는 등 디지털금융 및 인터넷은행 관련 컨설팅 노하우를 지닌 EY컨설팅이 관련 연구에 나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법인 EY한영의 컨설팅 조직 EY컨설팅은 대전시로부터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관련 연구 용역을 수주해 지난달 말부터 연구에 착수했다. 충청은행 설립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대전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그룹(SVB) 모델을 차용한 ‘한국벤처투자은행(가칭)’을 만들어 대덕특구 등에 위치한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기준 충청권 소재 벤처기업은 대전 1419개, 충남 1131개 등 총 3580여 개다. 이는 경기(1만 941개), 서울(1만 292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인구 10만 명당 창업기업은 서울(7.6개)보다 많은 10.3개에 달한다.
EY컨설팅 측은 “신기술 및 신산업에 대한 자금 조달 지원의 경우 물적 담보 기반이 아닌 무형자산에 대한 평가를 수반해 전문 지식과 긴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평가비용도 높아 국내 금융사들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기술 중심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기업금융 중심의 새로운 은행 설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의는 금융 당국의 ‘은행권 과점 체제 해소’ 과제와도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Y컨설팅 측은 “현 정부가 은행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특화은행 등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만큼 현 정부의 금융 기조를 살펴보며 설립안 도출 시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Y컨설팅은 △기업금융 특화 특수국책은행 신규 설립안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은행 등 일반은행 신규 설립안 △공공기관의 특수은행화 검토안 △현 시중은행 기반 활용안 등 네 가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전 동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 은행은 금융지주회사의 과점 체제 해소 및 국내 벤처 생태계 확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도 전문은행 설립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