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평교사보다 월급 적다"…봉급 동결에 뿔난 교장들

동일한 경력때 보수 역전현상

"수당 포함하면 교장이 더 많아"

정부 해명이 논란에 기름 부어

학교장 단체들 잇단 규탄 성명

한철수(가운데)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정부의 교장 보수 동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한철수(가운데)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정부의 교장 보수 동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초등학교 교장들이 정부의 4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보수 동결로 일반 교사보다 월급이 적게 받는 것은 모멸적인 처우로 볼 수밖에 없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봉급 동결 조치가 일선 학교로까지 확대되자 주무 부처인 인사혁신처는 교육 당국과 교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반발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학교장의 봉급 동결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봉급 동결 및 환수 조치의 완전한 철회 △자격 변동(승진)에 따른 정당한 호봉 승급 △학교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마련 △담임교사 수당 및 보직교사 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주요 요구 사항 가운데 한초협은 단일 호봉제를 변경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일반 공무원은 계급 호봉제를 적용하는 탓에 직급 승진이 이뤄질 경우 기본급이 크게 인상되도록 설계됐는데 이에 맞춰 교원의 경우에도 교감·교장이 되면 상위 자격을 취득한 것이므로 호봉 승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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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초협은 “똑같은 경력의 교원끼리의 봉급 역전 현상이라는 이번 중대 사안에 대해 인사혁신처 및 교육 당국은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이는 교육 현장의 책임자인 학교장을 완전하게 무시하는 처사이고 만약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심각하게 무지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철수 한초협 회장은 “지금까지 수많은 변화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직 학생들을 소중히 길러내기 위해 묵묵히 애써왔지만 이번 정부의 조치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인사혁신처와 교육 당국은 학교장이 학생들의 행복한 성장을 돕고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소신 있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장들의 잇따른 반발은 정부가 올해 공무원 보수를 1.7% 인상하고 4급 이상 공무원 임금을 동결하면서 불거졌다. 교원은 직급과 관계없이 근무 경력에 따라 봉급액을 지급하는 단일 호봉제를 적용받는데 4급 상당 공무원에 해당하는 교장은 임금은 동결된 반면 동일한 경력의 평교사는 보수가 인상되면서 봉급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전국국공립고등학교교장회와 전국중학교교장회 등 각급 학교장들은 봉급 동결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최대 규모 교원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교장 처우 개선을 위한 요구서를 전달하며 가세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정부에 개선책을 건의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반발이 확산하자 인사혁신처는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교장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봉에 수당까지 포함한 전체 보수는 여전히 평교사보다 교장이 더 많다는 해명을 덧붙이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전국 6000여 개 국·공·사립초등학교장이 소속된 최대 규모 학교장 협의체인 한초협까지 반발하는 움직임에 합세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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