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출범 이후 사상 최대인 80조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금 개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기금운용본부는 2022년 운용 수익률이 -8.22%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충격으로 국내외 증시와 채권시장이 악화한 영향으로 79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보면서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규모는 890조 4660억 원을 기록해 900조 원 아래로 하락했다. 국민연금기금은 2021년 말 948조 7190억 원에 달했다.
투자 자산별로 보면 국내 주식(-22.76%)과 해외 주식(-12.34%), 국내 채권(-5.56%), 해외 채권(-4.91%) 순으로 수익률이 낮았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은 125조 4000억 원으로 손실이 37조 원에 달했고 해외 주식 평가액도 240조 9000억 원에 그쳐 31조 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국내외 채권은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이 누적됐다.
다만 부동산과 사모펀드·인프라를 포함한 대체투자 부문만 유일하게 8.94%의 높은 수익률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부문의 경우 환차익과 배당 수익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최종 검토했다. 연금특위는 이달 중 민간자문위의 최종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국민연금 모수 개혁 방향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개편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 정합성 △직역연금 개혁 방향 △퇴직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기능 강화 등 총 8개 분야의 정책 제안이 담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론 때문에 모수 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제언을 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맹탕’ 보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연금특위 관계자는 “민간자문위도 발을 뺀 모수 개혁을 총선을 앞둔 의원들이 주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