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반값 테슬라, 실리콘카바이드↓…테슬라 인베스터데이에 떨고있는 기업들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테슬라 인베스터데이서 공개한 청사진 여파로

전기차 제조사는 물론 재료, 장치 업계까지 휘청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1일 열린 테슬라 인베스터데이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테슬라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1일 열린 테슬라 인베스터데이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테슬라





테슬라가 전날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생산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며 이른바 '반값 테슬라'를 예고했습니다.



2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5.8% 하락한 190.9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차세대 모델의 생산비용을 반값으로 줄이기 위한 실현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이 실망한 탓입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고 연말 연초에 잇따라 진행된 테슬라 할인에 따라 올 1분기에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발언으로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번 인베스터 데이가 또 하나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어주길 바랐던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막상 구체적으로 차세대 플랫폼 모델의 디자인이나 가격 등이 공개되지 않다 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인베스터데이가 조용히 지나간 것은 아닙니다. 테슬라가 테슬라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청사진으로 인한 여파에 떨고 있는 기업들을 짚어보겠습니다.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차량 가격 두 배 손실 겪는데…테슬라는 절반으로 비용 감축?

관련기사



인베스터데이 다음날인 이날 테슬라의 대항마로 여겨지던 루시드와 리비안 역시 각각 소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회사들은 현재 순손실 폭이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 로드맵을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비안은 지난해 4분기 17억 달러(약 2조2000억원) 달하는 순손실을 냈습니다. 지난해 한 해로 따지면 전체 순손실 규모가 68억 달러(약 9조원) 수준인데요. 순손실이 커지는 데 반해 차량 생산대수는 2만4337대로 전망치(2만5000대)를 밑돌았습니다. RJ 스카린지 리비안 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달성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비안의 경우 지난해 기준 차량 한대당 매출이 8만1546달러로 집계됐지만 차량 한대당 생산 비용은 세 배에 달하는 23만514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급차 라인업을 자랑하는 루시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차량당 매출은 13만9204달러인 데 반해 비용은 37만6765달러입니다. 차량을 생산할수록 차량 가격의 두배에 달하는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 23%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가 차세대 모델의 생산 비용을 반값으로 낮추겠다는 건 이들 업체에는 심각한 위협입니다.

/사진 제공=테슬라/사진 제공=테슬라


/사진 제공=테슬라/사진 제공=테슬라


실리콘 카바이드 빠지면…재료 산업, 장치업계 덩달아 긴장

전기차 업체들만 휘청한 건 아닙니다. 전날 인베스터데이에서 콜린 캠벨 테슬라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총괄은 차세대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실리콘 카바이드(탄화규소)를 대폭 감축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성능과 효율에 대한 타협 없이 핵심 부품이 비싼 탄화규소 트랜지스터를 75% 가량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리콘 카바이드 트랜지스터로 만들어진 칩은 발열에 강하고 수명이 길며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전기차에 널리 활용됩니다. 대량 생산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테슬라의 계획이 구체화된다면 이 같은 부품이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자동차 업계에 탄화규소를 납품하는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빠졌습니다. 희토류 가공시설을 운영하는 MP 머트리얼스 주가가 11% 하락 마감했고 탄화규소 등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제조업체인 울프스피드도 7% 가량 빠졌습니다. 온세미컨덕터와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주가는 각각 2% 가량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를 두고 아직 무르익지 않은 계획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측은 이를 두고 "눈에 띄지만 시기상조"라면서도 "이 계획이 가능하다면 실리콘 카바이드 재료 산업과 장치 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