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이 미래 조선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연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에 기반한 독보적인 경쟁력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는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HJ중공업은 새로운 컨테이너선 선형 개발을 완료하고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에서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HMM과 9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대)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수주는 HJ중공업이 그간 축적한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탄올은 최근 선박 동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꼽힌다. 메탄올의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면서 생산단가도 낮아져 선사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HJ중공업은 지난해 서로 다른 4가지 선형에 대해 선급 기본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력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HJ중공업은 또 이미 개발을 마친 5500TEU급 컨테이너선에 향후 메탄올 추진 선박으로 개조가 가능한 ‘메탄올 레디’(Methanol Ready) 공법도 개발했다. 이에 더해 다양한 선종에 걸쳐 이중연료 추진(LNG DF) 기술을 적용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인 LNG DF 방식의 7700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해 선급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해 10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중견 조선소 혁신성장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7500㎥급 LNG DF 벙커링선 개발을 완료하며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7500㎥급 LNG 벙커링선은 선박평형수의 유입·배출 없이 선박의 복원성을 확보하고 안전 운항이 가능한 ‘무평형수’ 방식을 도입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평형수는 선박의 무게 중심을 유지하고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선체에 넣는 바닷물인데 평형수의 유입·배출로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바닷물이 섞이면 해양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다. 무평형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최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별도의 평형수 처리장치가 필요 없어 선박 건조비와 운용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
HJ중공업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피더선인 2000TEU급 컨테이너선과 1900TEU LNG DF 컨테이너선 선형 개발을 완료하고 기본설계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도 획득했다. 승인 기관은 200년이 넘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선급인 영국 로이드선급(LR)이다. HJ중공업 피더선은 길이 172m, 폭 30m의 제원으로 18.5노트의 속도로 운항 가능하며 최신 선형 기술이 적용돼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국제해사기구가 요구하는 각종 환경 규제도 모두 충족한다.
최근에는 수소 추진 선박 개발을 위해 부산대대 수소선박기술센터와 함께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수소 선박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HJ중공업은 증권형 토큰을 활용한 선박금융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한국토지신탁,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선박금융 분야 증권형토큰(STO)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자산인 STO는 부동산이나 미술품, 주식 등 전통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소규모 투자가 어려웠던 선박금융 분야에 적용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분산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HJ중공업은 선박에 대한 권리를 STO를 적용해 투자자가 선박을 분할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STO 조각 투자가 활성화되면 선주의 자본과 금융권 차입으로 건조되는 기존 선박 발주 방식에서 벗어나 해운·조선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소는 미리 건조 대금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통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탄소 배출 규제에 따라 친환경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친환경 선박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탄소중립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친환경 선박 건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