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당일 “안 가겠다”고 말한 신입사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을 두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거세다.
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요즘 입사하는 애들은 회식이 자율인 줄 아나 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전력공사 소속인 작성자 A씨는 “다 같이 정해서 회식 날짜 잡았는데 당일에 안 가겠다 통보(했다)”라며 “이러쿵저러쿵 변명도 없다. 이게 맞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댓글을 통해 “맨날 신입이 빠져서 신입 보고 되는 날짜 정하라고 했다”며 “(신입 사원이) 안 오겠다고 한 건 그냥 ‘과장님 저 오늘 못 가요’가 끝”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35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네티즌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회식을 대하는 직장인들의 인식이 ‘함께 즐기는 자리’와 ‘강압적인 업무’로 엇갈리고 있다.
회식을 옹호 입장의 한 네티즌은 “회식을 가기 싫은 것으로 전제하고 이야기하는 게 슬프다”라며 “다들 직장 동료들과 유대가 그렇게나 없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다른 직장인은 “안 가고 싶을 수는 있다”며 “몇 시간 사회 생활 한다 생각하고 밥 한끼 먹는 게 그렇게 죽자 살자 싫다고까지 할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수직적 회식 문화에 대한 ‘혐오’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퇴근 이후의 내 시간을 통제하려고 하지 마라”며 “수당 줄 거 아니면 회식은 자율이어야만 한다”는 의견을 적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되는 사람끼리 가라. 왜 싫다는 사람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나”, “싫어도 NO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문제”, “상사가 ‘이번에 다들 회식하고 싶은데 이 날 어때?’라고 하면 신입이 뭐라고 말하겠냐. 거기서 신입이 거절하면 또 ‘요즘 애들은 눈치 없다’고 글 쓸 것”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졌다.
한편 ‘당일 통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회식도 약속이다. 예약 다 해놨는데 당일 불참 통보는 친구끼리도 예의가 아니다. 노쇼와 똑같은 것”이라며 “급한 사정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봐달라고 하면 모를까”라고 비판했다. 다른 사람은 “취소가 어려웠다면 조금은 미안함을 표현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해 8월 미혼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남자 25.2%, 여자 27.2%로 나타났다. 긍정적 의견보다 각각 4.4%포인트, 16.4%포인트 높은 수치다. “때에 따라 다르다(남 40.8%, 여 49.2%)”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 회식에서 음주 강요, 술버릇으로 인한 피해, 개인기 강요 등 불쾌한 경험이 있었다는 답변이 남자 43.2%, 여자 43.6%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