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의 입주가 다시 중단된다. 단지 내 경기유치원이 제기한 준공인가 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법원이 수용하며 이를 근거로 구청이 입주 중지 조치를 내려서다. 이사를 계획했던 예비 입주자들은 예상치 못한 소식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재건축 조합은 전날 조합원들에게 공지문을 내고 '(시공사인) GS건설(006360)이 13일부터 24일까지 조합에 열쇠 불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경기유치원은 그 동안 ‘독립필지’를 요구하며 조합과 대립해왔다. 이에 관리처분인가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유치원 측이 승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남구청이 지난달 조합측이 신청한 준공 인가 처분에 대해 (아파트 부분에 대해서만) ‘부분 인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유치원 측이 '1심 승소로 관리처분계획 효력이 사실상 정지돼 있는데 왜 후속 절차를 취했느냐’는 취지로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준공인가처분 효력정지신청을 이달 3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수용해 이달 24일까지 한시적으로 준공인가 처분 효력 정지 결정을 했고, 강남구청은 이에 근거해 10일 저녁에 조합으로 입주를 중지하라는 이행명령을 내렸다.
조합 관계자는 "11일에 긴급이사회를 열어 구청과 GS건설의 입장을 검토한 결과 조합이 입주를 강행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13일 오후 2시에 구청과 후속 협의를 할 예정이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다"고 설명했다.
구청이 도시정비법에 근거해 이행명령을 내렸고 불이행시 조합이 실정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 키 불출 당사자인 GS건설도 구청의 이행명령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13일 이후로 이사를 예정했던 예비 입주자들 입장에선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당장 이사 일정을 조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GS건설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단지로 입주를 예약한 가구수는 400여 가구에 달한다.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이사를 마친 가구수는 800여 가구 정도다.
한 입주 예정자는 "아이들 개학에 맞춰 이사 일정을 조정한 건데 이미 계약한 이사 업체와 다시 어떻게 얘기를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는 누가 보상을 해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법원은 오는 24일 개포자이 단지 내 어린이집 관련 소송 최종 결정을 내린다. 심리는 오는 17일 예정됐다. 법원에서 효력 정지 결정을 취소하면 입주는 재개되고, 유지가 결정되면 입주 재개일은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조합은 열쇠 불출 기간 내 입주를 계획한 입주 예정자들이 임시로 머물 수 있는 호텔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예정자의 이삿짐은 단지 내 창고를 활용해 보관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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