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가 차세대 제품군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조직을 세분화·확대하며 미래 먹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주력 사업에서 전장용 제품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끌어올리며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중앙연구소 산하에 컴포넌트 선행개발팀, 광학통신 선행개발랩(Lab), 패키지 선행개발랩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기존 중앙연구소 내 요소기술개발팀과 선행제품개발팀을 합친 뒤 주력 사업별로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존 요소기술개발팀은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와 소재를, 선행제품개발팀은 2~3년 후를 내다보는 차세대 상품 개발 연구를 담당해왔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부별로 차세대 기술 R&D 조직을 세분화해 미래 기술과 제품을 더욱 집중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중앙연구소 외에도 사업부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사업 부문별 R&D 조직을 뒀는데 이러한 이원화 체제를 통해 적기 시장 대응과 미래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사업부별 선행 개발 조직이 주로 전장용 제품군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반도체 기판, 카메라 모듈까지 전 사업부에서 전장 부품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매출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의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에서 올해 13%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적용 가능한 전장용 반도체 기판(FCBGA)을 개발해 글로벌 거래선에 공급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도 “지난해 다 어려웠지만 전장 사업은 성장했고 올해도 전망이 괜찮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전장 분야의 고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