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시장이 바짝 얼어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중국발 수요가 폭발할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증시가 13일 개장하면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자 그나마 중국의 경제 재개(리오픈닝)와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수혜주가 대피처라는 분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라 항공과 카지노, 화장품을 비롯해 중국 경기 개선 시 수혜가 가능한 철강과 비철금속, 의류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가 11일부터 중국발(홍콩·마카오 포함) 입국자의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의무를 해제했고, 중국이 아직 단체 관광을 한국에 허용하고 있지 않으나 시간이 지나면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공주가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2월까지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일본 탑승객 급증이 호재였는데 4월부터는 중국 관광객 증가가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 검사 의무 등을 모두 없애면서 항공 노선 운항 횟수도 양측은 주 608회로 증편했다.
주요 항공사들은 한중 노선을 주 200회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어서 2월 말(주 62회)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003490)은 한국~중국(본토) 노선 왕복 운항을 현재 주 13회에서 오는 6월까지 주 99회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4월까지 주 10회 운항을 주 89회로 늘린다. 대신증권은 10일 “항공운송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연휴가 없고 영업일수가 줄어도 탄탄한 국제여객 수요는 3월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카지노·리조트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카지노 고객 접근성을 저해하던 모든 요인이 해소됐다”며 “3월 한·중 항공 노선 증편 후 중국 일반 고객 중심의 보복 소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034230), GKL(114090) 등이 대표 종목이다. NH투자증권도 파라다이스를 업종 내 최선호 종목으로 뽑고 “복합리조트가 빛을 발할 시점으로 일본에 이어 중국 단체 관광객을 통한 카지노 및 비카지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지노 업체 GKL에 대해서도 NH투자증권은 10일 목표주가를 2만 2000원으로 11% 상향했다.
화장품주는 중국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중국 내수 회복 수혜를 동시에 볼 것으로 봤다. 교보증권은 7일 색조화장품 업체 클리오(237880)의 목표주가를 2만 4000원에서 2만 6000원으로 8.3% 상향했다. 정소연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인바운드의 회복에 따라 따이공 중심 면세점 매출 회복이 전망된다”며 “K뷰티를 선호하는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여행객 수요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016610)는 코스맥스(192820) 목표주가를 10일 8만5000원에서 11만 원으로 29.4% 상향했다.
면세점주도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유통 업종 중에서 호텔신라(008770)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2분기부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실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선화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민항국이 한중 노선 증편과 관련해 세부 지침을 아직 전달하지 않은 상태로 중국 운수권을 가지고 있어도 중국 민항국의 항공 허가가 있어야 취항이 가능하기에 한중 관계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 쿼드 실무그룹 참여로 한중 관계 경색될 가능성은 위험(리스크) 요인”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