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부터 계열사 확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대신증권이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증권업황에도 대신에프앤아이·대신자산신탁 등 계열사가 수백억 원대 이익을 올리면서 안정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대신증권은 보유중인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인 증권형 토큰(STO)에서도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5년 연속 현금배당을 진행하면서 고배당 기조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한 4조 23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고강도 긴축으로 영업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영업이익은 71.4% 감소한 2535억 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2019년부터 성장세를 지속했다.
대신증권도 본업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영업 환경이 지난해 극도로 악화하면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처지였다. 하지만 외형 성장세를 지속하며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운 것은 기업금융(IB) 부문과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대신증권의 기업공개(IPO) 부문은 특히 성과가 빛났다. 지난해 총 13건의 IPO를 진행해 신규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연초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성일하이텍, 뉴로메카, 핀텔, 넥스트칩, 풍원정밀 등의 IPO를 흥행시켜 전체 공모 금액이 1조 6867억 원에 달했다.
대신에프앤아이 등 계열사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신증권 산하에는 대신자산운용·대신에프앤아이·대신저축은행·대신자산신탁·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경제연구소 등의 자회사가 있다.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는 935억 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고 대신저축은행과 대신자산신탁 역시 각각 173억 원, 105억 원의 세전 이익을 올렸다.
대신증권의 사업 다각화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신은 2011년 부산2저축은행과 부산중앙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을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을 설립했으며 2014년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과 대체투자 부문에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인가를 받은 대신자산신탁은 4년 만에 토지신탁 수탁고가 1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수익성도 곧장 호전돼 2020년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증시가 좋을 때는 IB와 위탁 매매 등에서 높은 실적을 올리고 불황 국면에서는 비금융 부문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해 그룹 전체의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의 사업 다각화는 ‘현재 진행형’ 이다. STO 시장 선점을 위해 대신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카사코리아는 부동산 신탁회사가 발행한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계약 기술을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대신자산신탁을 앞세워 부동산 STO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STO 시장은 대신증권이 역량을 쌓아온 증권과 부동산 두 축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라며 “STO 시장이 금융과 부동산을 융합하면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꾸준히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것 역시 대신증권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2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1주당 시가배당률은 8.15%에 이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0% 넘게 줄었는데도 일관된 배당 정책을 유지, 시장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번 배당 결정으로 대신증권은 25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