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경영권 인수전을 벌여 온 하이브(352820)가 결국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그간 사들인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하이브는 SM엔터의 지분 15.78%를 보유하고 있다. 이수만 SM엔터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매수한 지분 14.8%와 스포츠 마케팅사인 갤럭시아에스엠 등에서 공개매수한 지분 0.98%다.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SM엔터의 경영권을 갖지 않은 상황에서 15%를 넘는 지분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피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정리할 유인이 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
공정위는 자산 혹은 매출액 3000억 원 이상인 회사가 300억 원 이상인 상장사 주식 15% 이상을 취득할 경우 30일 안에 기업결합을 신고하도록 할 뿐 아니라 시장경쟁 제한 여부를 심사받도록 하고 있다. 하이브가 당장 15% 미만으로 지분을 정리하지 않을 경우 공정위 결합 심사가 당면 과제가 된다.
당장 하이브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법이 있다. 카카오는 이달 26일까지 최대 833만 여주(지분 35.0%)를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수만의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에서 모두 주당 12만 원에 SM엔터 지분을 인수한 만큼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주당 3만 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장내에서 지분을 일정 규모만큼 정리하는 것이다. 다만 이 방안의 현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오후 2시 20분 기준 SM엔터의 주가는 11만 50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이브의 주당 취득가보다 낮은 상황. 장내 매도로 지분을 정리하려면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시장은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 지분이 15%를 넘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까지 하이브는 SM엔터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한 핵심관계자는 “현재 공개매수 상황에서 하이브가 카카오측과 별도로 지분 매매 계약을 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