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韓, 건축을 직능으로만 취급…이대론 '건축계 노벨상' 안나와"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소외층 배려·사회의식 부족

공모전 통해 사회문제 머리맞대고

신기술 활용한 친환경 건축 모색을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오승현 기자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오승현 기자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올해 수상자로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선정됐다. 프리츠커상은 건축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 설계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그는 독일 신(新) 베를린 박물관, 미국 세인트루이스 미술관, 일본 이나가와 묘지 예배당 등을 설계하며 건축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1979년 프리츠커상이 제정된 이래 수상한 국내 건축사가 있을까. 이웃 국가인 일본은 총 7회(8명)나 수상했고 중국과 인도도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부르키나파소 등 제3세계 국가에서도 수상자가 나왔지만 한국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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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국내에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건축사들이 많지만 현재와 같은 국내 건축 풍토라면 앞으로 20년간은 한국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프리츠커상은 건축으로 인류에 공헌하고 새로운 지평을 연 건축가에게 수여되는데 한국은 청년·빈민층 및 사회적 소외 계층 주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건축을 하나의 직능으로만 취급하기 때문에 공공에 기여하자는 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치퍼필드도 건축물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생기를 잃어가던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을 인정받아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석 회장은 “한국도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사회문제에 해법을 낼 수 있는 건축물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세계 속에서 한국의 건축이 어떤 모습으로 정립돼야만 하는지 논의하고 K건축 시작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재난과 에너지 고갈에 대한 대응을 위해 친환경 및 에너지 절약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이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해 건축물에서의 에너지 감축을 대대적으로 구현한다면 K건축·K도시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축사협회도 앞으로 K건축 실현을 위한 기반 강화에 더 힘쓸 방침이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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