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카카오T 대항마'라더니…우티, 450억 손실에 대표 교체설도

티맵·우버 손잡고 만든 '우티'

현지화 전략 실패로 손실 커져

"톰 화이트 연내 사임 불가피"





한때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앱 ‘카카오T’의 대항마로 불렸던 ‘우티(UT)’가 지난해 4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티가 큰 손실을 기록하면서 카카오T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영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우티는 지난해 450억 원 수준의 상각전 영업손실(EBITDA)을 기록하는 등 2021년 10월 서비스 출시 이후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우티는 글로벌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SK텔레콤 산하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만든 택시 호출 플랫폼으로,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지분율은 각각 51%와 49%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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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티의 이 같은 손실 배경과 관련해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최고경영진의 현지화 전략 실패를 첫 손에 꼽는다. 업계의 관계자는 “우티는 한국의 현행법이나 택시업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합승서비스, 사전확정요금제, 앱미터기 등의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했다”며 “택시업계의 요구로 통과된 이른바 ‘타다 금지법’에서도 엿볼 수 있듯 택시업계는 신규 서비스에 대한 배타성이 강하고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맞춤화 전략이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우티는 출시 후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한 가맹대상 호출료 100% 지급,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최대 1만 원 할인쿠폰 지급 등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펼쳤지만 압도적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카카오모빌리티 앱 활성 이용자 수는 1169만 2000여명 수준인 반면 우티 앱 이용자 수는 44만7000여명에 불과하다.

우티 설립 당시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채택한 ‘순환 최고경영자(CEO)’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버 측은 티맵모빌리티이베해 2%포인트 많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문외한이었던 톰 화이트 전 일본 우버 담당을 우티의 초대 CEO로 선임하며 점유율 확대를 자신했으나 지난해 우티 측이 기록한 운행 완료건수는 애초 목표치의 5분의 1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우티 출범 후 기록한 손실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면서 CEO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공급 부족으로 이른바 ‘택시 대란’이 일어났을 당시 우티에게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왔지만 우티 경영진은 이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며 “택시 플랫폼 후발주자답게 보다 과감한 차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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