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관광 3000만명 시대 열려면 중국 의존도 낮추고 일본 관광 배워야"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정치 리스크 큰 중국보다 일본, 대만 관광객 늘려야"

"일본은 덤핑 없는데 한국은 여전…질 표준화 중요"

"관광 수요 회복 30% 불과…틈새 공략으로 차별화"

"K-등산 매력 알리고 서울을 애견관광 특화 도시로"

"연 3000만명 유치 위해선 거점에 해외지사 필요"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서울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서울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중국 관광객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가를 다양화하는 것이 서울 관광산업이 살 길입니다. 정치·방역 리스크가 높은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고 한류 선호도가 높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타깃을 다변화하겠습니다.”



길기연(사진)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2일 서울경제와 만나 서울을 찾는 연간 해외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늘리려면 중국인 유치 중심이었던 전략을 대폭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관광재단은 시의 2027년 해외 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일본, 대만, 동남아 등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한국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로 유치 대상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길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은 방역 문제도 있었고 정부가 관광객을 쥐었다 풀었다 하니까 변동성이 크다”며 “중국 여행사 상품이 덤핑(쇼핑 위주로 부실하게 설계된 저가 관광상품)이 심해서 소비 효과가 미미한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길 대표는 서울 관광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일본처럼 덤핑 관광을 차단하고 서비스를 상향 평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외국인 재방문율(61.6%, 2016년 기준)이 한국(38.6%)에 크게 앞서는 이유는 질적 차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여행사들은 여행 계약 때 표준약관을 철저히 지키는데 한국은 덤핑이 여전하다”며 “15년 전 일본인이 해마다 300만, 400만명씩 들어왔지만 싸구려 관광이 심해지고 한일 감정까지 안 좋아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에서 소바나 돈가스를 먹으면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맛과 퀄리티를 내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게 부족하다"며 “지역마다 음식 수준에 차이가 나고, 숙박시설이 낙후된 곳도 많은 점들이 일본과 비교해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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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서울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서울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길 대표는 쇼핑 위주의 저가 관광 대신 서울에 고부가가치 관광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만·태국 등을 대상으로 서울관광설명회를 개최해 관광 수요를 선점하고, 일본·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관광 교역전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도 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전의 30% 수준(월 40만명)에 불과한 월간 외국 관광객을 올해 10월까지 정상화하기 위해 서울페스타(4월 30일~5월 7일), 서울빛초롱축제 및 광화문광장 마켓(연말) 등 주요 축제 준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재단이 고부가가치 관광 일환으로 추진 중인 대표적 사업이 ‘K-등산’ 알리기다. 북한산, 관악산, 인왕산 등 서울의 명산들을 오르면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지난해 9월 개관한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를 개편해 지난달부터 매주 수요일 외국인 등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길 대표는 “센터 1호점(북한산 우이역 인근)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호점(경복궁)이 개설될 예정이며 내년에는 관악구에 3호점을 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애견관광코스 개발도 핵심 사업이다. 국내 항공기 운송 반려동물이 11만 3000마리에 달할 만큼 반려동물 동반 여행이 일반화됐는데 아직도 관광할 곳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길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은 곳곳에 강아지 놀이터, 수영장이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그런 도시를 못 봤다"며 “'애견관광 특화도시' 타이틀을 서울이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 대표는 서울에서 외국인 유치 경쟁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해외 지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46개국 출신 ‘글로벌 서울메이트’이 온라인에서 서울을 알리고 있지만 연간 3000만명을 유치하려면 해외 상주 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관광공사(11개), 부산관광공사(5개) 등이 해외 지사·사무소를 두고 있다. 그는 “경쟁 도시들과 부딪치며 싸워야 하는데 며칠 나가서 홍보하고 들어오는 식으로 되겠느냐"며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통해 해외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서울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서울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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