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한국 검찰이 수사를 착수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11일 부산 해운대구 쿠무다 콘서트홀에서 가진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북콘서트)'에서 “독일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을 때 독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주권국가로서 용산 대통령실과 비서실에 대한 전면적인 감청방지시설을 해야 하고, 미국 정부에 대한 항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북콘서트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왜 법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조 전 장관의 강연도 진행됐다.
이어지는 방청객과의 대화에서 '산책할 때 주로 무슨 생각을 하냐'는 참석자 질문에 조 전 장관은 "저는 35일짜리 장관을 했고 대학교수도 조만간 그만두게 될 것인데 모두 받아들이고 다 내려놓자고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다"며 "인간 조국 시민 조국으로 살아가야지 되뇌고 있다"고 그간의 심경을 전했다.
북콘서트 사회자는 “오늘 부산대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를 규탄하는 발표가 있었다”며 같은 날 부산대 교수와 연구자 280명이 발표한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 외교 규탄 시국 성명’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진시원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일본을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대통령은 역사, 국민, 미래 앞에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해 “법이라는 것이 절대 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민 씨를) 응원하는 교수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딸이 지난 10년간 의사 자격시험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아서 의료 봉사를 하고 맛집을 돌아다니는 등 즐거운 생활하고 있다”며 “더 길게 놀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 말미에는 조민씨가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가 ‘아버지의 책을 어느 정도까지 읽었는지’ 묻자 조 씨는 “물어보실 것 같아서 (부산행) 기차에서 열심히 읽었는데 7장까지”라며 “현재 여러 재판이 진행 중인데 재판 전에 미리 책을 읽었으면 좋았겠다는 후회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머니인 정경심 교수 건강에 대해서 “면회를 가서 뵈면 항상 웃고 계신다”며 “정형외과 수술 후 재활을 해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데 어머니는 지금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