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일본에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LERT·제이 얼러트)이 발령됐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홋카이도 주변에 떨어진다’는 경보를 울렸다가 ‘낙하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정정하는 촌극을 벌여 경보 시스템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 교도통신·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께 홋카이도 지역 시민들의 휴대전화에 제이 얼러트가 잇달아 울렸다. “홋카이도 주변에 미사일이 떨어지니 즉시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시스템은 인공위성을 통해 지자체 등에 긴급히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나 약 20분 뒤 일본 정부는 다시 “정보를 확인한 결과 해당 미사일은 홋카이도나 그 주변에 낙하할 가능성이 없어진 것으로 확인돼 정정한다”고 추가 발표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오전 8시 19분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로 제이 얼러트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그러나 발령 때마다 오보로 판명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고 경보를 냈지만 실제로 미사일은 일본 열도를 넘지도 못했고 낙하 예상 지역이었던 홋카이도 이외 도쿄까지 알람이 잘못 나가기도 했다. 훈련 때 보내던 것을 그대로 발령하는 미숙함을 보인 것이다.
또 당시 피해 지역에 포함된 아오모리현 상공을 미사일이 이미 통과하고 13분 뒤에나 알람이 울려 "경보가 울려도 대피가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불렀다.
이처럼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자 일본은 개선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에는 발사 후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만큼 낙하지점 추측이 어려워져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허점을 드러냈다. 정작 미사일이 일본 영토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위성은 현재까지도 미사일이 떨어진 정확한 위치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제이 얼러트는 미사일 발사나 쓰나미 경보, 대규모 테러 등 위급상황에 발령된다. 방위성의 정보를 받은 관방장관이 소방청의 제이 얼러트 송신 시스템을 사용해 통신사 수신기 등에 정보를 전달한다. 통신사는 대상 지역의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에 긴급 속보 알림 등을 보낸다. 도서 산간지역에는 사이렌이 울려 마을 스피커로 방송도 송출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전 9시 35분부터 약 1시간가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정보를 전달받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발을 확대하는 폭거”라며 “그동안 탄도미사일 발사 등 거듭된 북한의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