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할 정도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약세를 보이던 경기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악화하고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자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기방어주로 불리는 보험과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방송 통신, 필수 소비재, 헬스케어 관련 종목들이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 반전했다. KRX보험지수는 3월에 6.28% 하락했는데 이달(14일 기준)에는 2.1% 상승했다. KRX은행지수(-8.1%→1.2%)와 KRX미디어&엔터지수(-3.7%→5.08%), KRX방송통신지수(-2.5%→1.73%), KRX필수소비재지수(-1.8%→0.83%) 등도 상승 반전했다. 지난달 1.6% 상승한 KRX헬스케어지수는 이달 들어 13.9% 급등했다.
경기방어주는 경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힘을 얻는다.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헬스케어·보험) 비용이 덜 드는 여가(미디어·엔터·방송·통신)를 찾는 한편 꼭 살 것(필수 소비재)만 사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게임주인 넷마블(251270)은 6.3%, 컴투스(078340)는 4.8% 올랐고 통신주 중에서는 KT(030200)(4.4%)와 LG유플러스(032640)(4.5%)가 상승세다. 헬스케어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다. 셀트리온은 이달 17.3%, 셀트리온제약은 12.3%,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 각각 상승했다.
실제로 경기 전망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올 1월 전망(1.7%)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계속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전망 당시에는 성장률을 2.9%에서 2.1%로, 10월에는 2.0%로 각각 낮춘 바 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국내 주력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다만 최근 반등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 안정을 위해 국채를 시장가가 아닌 액면가로 담보를 인정해 돈을 푸는 효과가 반영된 착시 효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