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 당국이 올 2월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과 비슷한 물체를 최대 4개나 더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최근 유출된 미 정부 문건에서 새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주장은 전날 기밀 유출 혐의로 체포된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 일병이 온라인 채팅서비스 디스코드에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 담겼다.
미 국가지리정보국(NGA)이 2월 15일자로 작성한 것으로 적힌 보고서를 보면 미 정보 당국이 '킬린-23'이라고 부르는 중국 정찰풍선과 함께 '벌저-21'과 '아카르도-21'로 이름 붙인 이전의 풍선에 대한 평가가 담겨있다.
2월 15일은 미국이 2월 4일 동부 해안 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10여 일 지난 시점이다.
또 다른 보고서에는 다른 정찰풍선이 미 항공모함전단 상공을 비행했으며, 또 다른 정찰풍선 1개도 앞서 하늘을 날다가 남중국해에 추락한 적이 있다는 설명이 담겼다. 다만 이들 정찰풍선의 이름과 발사 날짜는 보고서에 적혀있지 않다.
2월 격추된 정찰풍선 외에 2∼4개의 다른 풍선의 존재를 미 당국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적힌 대로 정찰풍선이 항모전단 상공을 비행했다면 미 공화당이 의회에서 중국의 첩보활동을 감지하지 못했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질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한 의구심이 제기될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통신망 도·감청으로 수집한 정보로 보이는 또 다른 보고서는 지난 1월 중국 정찰풍선의 미 상공 침범이 중국 정부에 당혹감을 안겼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찰풍선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고위급 감독이 부족한 중국 군 내부에서 미 상공 침범에 관한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중국 정부 내 일각에서는 중국 외교부의 대응이 형편없어 위기를 키웠다는 시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와 DNI는 이와 같은 유출 문건들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