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사 찰스슈왑이 17일(현지 시간) 올해 1분기 동안 순이익이 1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예금이 410억 달러(약 54조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 M&T도 예금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이들 세 금융회사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600억달러에 육박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날 찰스슈왑이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예금 잔고가 3257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찰스슈왑은 지난 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이 잇따라 파산한 후 다음으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금융사로 지목됐고, 예금 인출 사태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함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중소형 은행들도 이 기간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은 올 1분기 예금이 118억 달러 줄었다고 밝혔으며, M&T 은행은 1분기 예금이 전분기대비 44억 달러(3%) 줄어든 1591억 달러라고 전했다. 이들 세 금융사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약 572억달러에 이른다.
FT는 이들 은행의 1분기 예금 수준에 대해 “SVB와 시그니처 은행 등의 파산에 따라 중소형 은행들이 입은 피해 수준을 더 가시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중소형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웰스파고·JP모건·씨티그룹 등 좀 더 안정적인 대형 은행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의 예금을 긁어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혹은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예치된 상태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측은 고객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일이 벌어지면서 2분기 순이자마진이 5~10%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찰스슈왑의 예금 잔고 감소 폭에 대해 “시장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