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객들의 환상적인 에너지를 경험하고, 우리의 에너지를 나눠주며 팬들의 미소를 보게 되어 기쁩니다!”
프로그레시브 메탈 록의 전설 드림 씨어터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드림 씨어터는 25·26일 양일 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9번째 내한 공연을 개최한다. 하루 열리는 공연이었지만 순식간에 매진돼 두 번째 추가 공연까지 결정했다. 이들은 “스케줄 조정이 가능했고, 팬들을 최대한 수용하고 싶은 마음에 한 번 더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드림 씨어터의 베이시스트 존 명은 한국계 미국인이기도 하다. 1980년대부터 록 씬의 대부로 오랜 세월 군림해 온 이들은 그만큼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고 사랑받아 왔다. 이들은 “내한 초기 관중들이 생각난다”며 “유명 베이시스트 필립 바이노가 벌집이라도 찬 듯 이리 저리로 폭발해 날아다니는 벌들 같았다”고 지난 내한 공연들을 회고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모두 50대를 넘어섰지만 이들의 엄청난 연주 기술은 아직까지도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현존 최고의 기타 테크니션인 존 페트루치는 수많은 기타 키드들의 롤모델이 되어 왔다. 이들의 곡은 엄청난 수준의 실력을 가진 밴드가 아니고서는 커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다. 드림 씨어터는 자신들의 음악을 한 단어로 ‘비주얼’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의 공연은 특별한 무대 효과 없이도 연주 테크닉만으로 충격적인 비주얼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이들을 우상으로 삼는 음악인들에게 해 줄 조언을 묻자 “공연과 투어를 하면 자연스럽게 체력이 쌓이게 된다”며 “다른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데도 신체적 요구에 부응한다”고 말했다.
드림 씨어터의 음악은 록의 판도와 트렌드를 바꿔놨을 만큼 대단하지만, 처음 듣기에는 난해할 수도 있다. 이들의 곡 구성은 엄청나게 긴 서사를 가지고 있고, 러닝타임 또한 10분을 넘어가는 일이 우습다.
최근 음악의 러닝타임이 줄고 숏폼이 성행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묻자 이들은 “우리는 트렌드에 집중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저 음악을 만들고, 음악이 숨을 쉬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게 둘 뿐”이라고 밝혔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메트로폴리스 파트1’과 ‘앤서링 더 콜’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 역시 팬데믹을 거치며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드림 씨어터는 “음악을 만들고 발표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귀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의 밴드들은 그들이 공연하고 연주할 시설도 가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팬데믹 이전에는 보다 편안한 느낌의 자유를 원했었다”며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은 자유를 박탈당하고, 이용당하고, 정부의 독재에 분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드러머 마이크 맨지니도 “팬데믹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솔로 앨범을 만들었고, 책도 출시하고 온라인 스토어도 열었으며 드럼 레슨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설을 이어갈 이들의 앞으로의 음악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