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암신약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한다. LG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지목한 가운데 미국 신약개발사 인수, 국내 최대 규모 연구개발(R&D) 자금 투자와 함께 새로운 신약 분야를 개척하려는 행보다.
LG화학은 삼양홀딩스(000070)와 mRNA 기반 항암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LG화학이 mRNA 신약 분야 진입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보유한 RNA 물질에 삼양홀딩스가 자체개발한 mRNA 전달체 ‘나노레디(NanoReady)’를 접목해 신약 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을 삼양홀딩스에 지급한다.
mRNA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약물전달시스템(DDS)을 나노레디를 통해 해결하면 LG화학의 파이프라인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mRNA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백신을 통해 첫 상용화하며 새로운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열었다. 가장 시장 규모가 큰 항암제 영역에서 mRNA 기술을 적용한 신약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와 암백신 임상 2b상을 마쳤고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바이오엔테크도 mRNA도 면역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이 국내외 바이오벤처와 각각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LG화학은 사전 제작된 전달체 조성물에 자체 개발한 mRNA 효능물질을 섞는 방식으로 결합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만큼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개인별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직접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지칭하고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LG화학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로 미국 신약개발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을 8000억 원에 인수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보스턴 아베오 본사를 방문해 “아베오를 항암사업 개척과 성장을 이끌 미래 바이오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 항암 중심의 글로벌 ‘톱 30’ 제약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LG화학은 생명과학부문 R&D에만 2021년 2000억 원, 2022년 2760억 원에 이어 올해는 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의 30% 규모로 단연 업계 최대 규모다. 나아가 2027년까지 5년간 총 2조 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3000명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한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을 포함해 임상 파이프라인은 23개에 달한다. 항암 파이프라인으로는 임상 4개, 전임상 5개에 더해 아베오의 두경부암치료제(임상 2상)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mRNA 항암제는 전임상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