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실적으로 연결시키며 올 1분기 매출이 약 2조 원가량 급증하고 영업이익도 지난해에 비해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상보다 호전된 실적에 현대건설 주가도 4%대 급등했다.
현대건설은 21일 연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6조 310억 원, 영업이익 1734억 원을 각각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4조 1450억 원)보다 45.5%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도 1.2% 늘었다. 매출은 증권가 예상치(5조 4310억 원) 대비 11.1%, 영업이익은 예상치(1580억 원) 대비 9.5% 높았다. 다만 순이익은 150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 감소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해외에서 수주한 대형 사업장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및 자푸라 가스 처리 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주택 시장에서 3년간 사업을 확대한 것 역시 일부 반영됐다.
특히 국내 일부 현장들의 공정 지연으로 원가율이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이 개선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해외 사업장에서 수익성이 양호한 공사의 공정이 본격화하고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HEC)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대건설의 연결 기준 판매 관리 비율은 3.4%로 지난해 1분기(4.8%) 대비 1.4%포인트 감소했다.
현대건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주가는 급등했다. 현대건설은 전날보다 4.32%(1700원) 오른 4만 1050원에 마감했다. 현대건설 주가는 실적 발표 전만 해도 강보합세 수준을 보였지만 오후 1시 50분을 넘어가며 상승 폭을 키웠다. 기관이 36만 4275주(147억 원)를 순매수했고 개인(10만 151주)과 외국인(276주)은 순매도를 보였다. 기관 순매수량은 2월 21일(39만 7030주)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현대건설은 1분기 수주액이 5조 9367억 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29조 900억 원)의 20.4%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전력 중개 거래 사업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을 확장하고 차별화된 기술력 기반의 비경쟁 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