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에 관한 원론적 발언을 트집 잡아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거칠게 나오자 국내 화장품과 패션 업체 등 대(對)중 매출이 많은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한중 관계의 경색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패션 등 중국 소비 관련주가 이날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아모레G(002790)는 전날보다 4350원(10.43%) 내린 3만 7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화장품제조(003350)(-8.73%), 아모레퍼시픽(090430)(-8.53%), LG생활건강(051900)(-8.13%), 코스맥스(192820)(-8.06%) 등도 일제히 급락했다.
유커 등 중국 관련 매출이 실적에 영향을 주는 카지노·호텔·의류·면세주도 일제히 내림세였다. GKL(114090)과 파라다이스(034230) 모두 10.4% 급락했으며 글로벌텍스프리(204620)(-13.11%), 호텔신라(008770)(-7.95%), F&F홀딩스(007700)(-6.84%) 등도 무너졌다. 중국의 판호 재개로 최근 투자심리가 개선됐던 게임주들도 중국이 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넥슨게임즈(225570)(-10.25%)와 데브시스터즈(194480)(-7.45%)가 급락 마감했다.
윤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의 변경에 반대한다”고 언급했는데 20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타인의 말 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무례하게 반발해 외교부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하지만 중국이 재차 반발하며 “대만에 대해 불장난을 하는 이들은 결국 불타 죽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을 내놓자 한중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련주들의 부진에 더해 미국 테슬라의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급락 영향으로 국내 2차전지 종목들도 덩달아 하락하며 지수가 뒷걸음질쳤다. 전날 시가총액 4위에 올랐던 LG화학은 3.6% 하락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하루 만에 밀리며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에코프로비엠(247540)(-7.3%), 에코프로(086520)(-5.8%), 포스코홀딩스(-3.3%), LG에너지솔루션(373220)(-1.4%) 등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중국과 미국발 외풍이 기승을 부리면서 코스피는 이날 0.73% 내린 2544.40에, 코스닥은 1.91% 떨어진 868.8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