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를 통한 매도 폭탄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키움증권(039490)의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한 검사에 전격 착수했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SG증권발(發)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을 보고하면서 이 같은 검사 방침을 알렸다. 금융 당국은 이상 거래를 사전 탐지 못 한 점을 인정하면서 감시·적발 체계를 보완하겠다고도 보고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날 오전부터 키움증권 CFD 검사에 돌입했다. 나머지 주요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키움증권 CFD 검사에서 주로 들여다보는 부분은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과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 여부다. 또 고객 주문 정보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도 검사 대상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나아가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와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회장 간 논란 지점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는 만큼 임직원의 CFD 거래 관련 연루 여부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원 측 입장이다.
금융 당국은 이번 사태가 공매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CFD 거래를 악용한 시세 조종 행위에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로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 중 대성홀딩스(016710)·세방(004360)·삼천리(004690)·서울가스(017390)·다올투자증권(030210) 등 ‘코스피200’에 포함되지 않은 5곳은 2020년 3월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종목들이다. 선광(003100)의 경우도 ‘코스닥150’에 최근 편입된 올해 4월 19일 전까지 사실상 공매도가 불가능한 종목이었다. 지난 2월 말 기준 CFD 잔액은 전체 13개 증권사 가운데 교보증권이 6131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키움증권 5181억 원, 메리츠증권 3409억 원, 하나증권 3394억 원 등이 이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국내 증권사 35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긴급 소집해 CFD 위험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신용 융자, CFD 등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서 반대매매가 일어나면 증권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증권사들에 CFD 기초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관리를 차등화하고 과도한 고객 유치 행사를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TRS)의 일종이다.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40%대 증거금만으로 2.5배를 투자할 수 있다. 정해놓은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된다.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중개 역할을 담당하는 국내 증권사가 회수 부담을 대부분 짊어진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주가조작 의심 종목 8개가 급락하면서 CFD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자 각각 수백억 원대의 미수 채권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가 커지자 삼성증권은 27일 오후 6시부터 국내·해외 주식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1일부터 국내·해외 CFD 계좌에서의 전 종목 신규 매매를 중단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 임원들과 회의를 갖고 “주가조작 혐의 사건에 대한 조사와 별개로 최근 제기되는 CFD의 제도 보완 필요 사항을 우선 검토해 선제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이 그간 CFD 위험에 뒷짐만 지다가 문제가 발생하니 여론 몰이용으로 수사 과정을 여과 없이 공개하면서 손실 폭을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