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코스닥 상장사 10곳 중 6곳 이상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부진한 성과를 낸 코스닥 기업의 주가 하락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닥 상장사 31개사 중 증권사 컨센서스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한 기업은 20개사(64.5%)였다. 코스피 기업 145개사 가운데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이 66개사(45.5%)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과다.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악화한 기업은 천보(278280)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104억원)를 84.3% 밑돌았다. 지난 12일 기준 천보의 주가는 18만5400원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4일 이후 19.0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역시 기존 13위에서 18위로 다섯 계단 미끄러졌다. 코스닥 시총 10위 기업인 펄어비스(263750)도 1분기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컨센서스(938억원)를 81.1% 밑돌며 뒤를 이었다. 카카오게임즈(293490)(-58.2%)와 에스엠(041510)(-13.2%),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5.6%)도 각각 컨센서스보다 부진했다. CJ ENM의 경우 시장은 영업이익 152억원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503억원의 손실을 냈다. 시장의 기대를 가장 웃돈 기업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YG엔터테인먼트)였다. 올해 1분기 3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컨센서스(163억원)를 124.1% 웃돌았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2일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렸고, 이에 실제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7.09% 급등했다. 장중 19.19% 치솟은 7만9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에서는 한미반도체(042700)(-83.1%)가 가장 부진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005930)(-36.0%)와 카카오(035720)(-42.0%), 포스코퓨처엠(003670)(-47.4%) 등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 기대치를 가장 크게 웃돈 코스피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30.5%)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식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코스피보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3.4배로, PER이 13배를 웃돈 것은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라며 주가 하락을 통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달 남은 기간 2차전지 등 밸류에이션이 높은 업종과 종목에 매도가 집중될 것"이라며 "코스닥의 하락 폭이 코스피보다 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