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공학·의학 넘나드는 의사과학자, 치료 혁명 일으킬 것"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메인세션 강연]마크 코언 美 일리노이의대 학장

의·공학 자유자재 융합하는 인재

임상 데이터로 새 치료기술 개발

삼성·LG 등 기업-의료기관 협력

확장 가능한 의료시스템 구축땐

韓 글로벌 바이오 리더 도약 가능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 의과대(CICM) 학장. 일리노이 어배너 샴페인대(UIUC) 홈페이지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 의과대(CICM) 학장. 일리노이 어배너 샴페인대(UIUC) 홈페이지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 의과대(CICM) 학장.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 홈페이지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 의과대(CICM) 학장.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 홈페이지



“의학과 공학 기술을 자유자재로 융합할 수 있는 인재들이 중요합니다. 그들은 병상에서 얻은 관찰을 바탕으로 실험실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이렇게 개발된 혁신적인 치료법은 다시 병상으로 돌아와 환자를 치료하는 선순환을 일으킬 겁니다.”

세계 최초 공학 기반 의대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CICM)의 마크 코언 학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의·공학 간 융합이 일선 의료 현장에서 이 같은 치료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의대생 시절부터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술을 익힌 인재들이 ‘의사 혁신가(physician-innovators)’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국내 대학병원과 의대에서 의사이면서 과학자로 훈련받은 융합형 인재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혁신형 미래의료연구센터’로 삼성서울병원 등 6곳을 선정한 바 있다. 이들 센터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 역시 의료 현장에서 얻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약과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이다.

코언 학장은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방편 역시 융합에서 찾았다. 그는 “삼성과 LG 같은 기업이 한국 의료기관과 협력해 전국적으로 확장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점차 넓혀 나간다면 글로벌 바이오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에서 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CICM을 이끌고 있는 코언 학장 스스로가 융합형 연구자다. 학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나노입자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지방 줄기세포를 기능성 내분비 기관으로 전환하는 조직 공학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UIUC는 의·공학 융합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올 1월 그를 공학 분야 설립자 교수(Founder Professor)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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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학장은 “(CICM) 학생들은 다학제 연구, 기업과 협업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커리큘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 세계 공학 기반 의학 프로그램들로 구성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해 각국의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교육과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융합 연구의 최종 목적지는 복잡한 의료 문제에 대한 솔루션(해결책) 탐색이다. 코언 학장은 “융합은 교육과 질병 예방에 기여하고 의료 접근성의 장벽을 허물어 의료 현장을 병원에 국한하지 않고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의 유전체를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총체적으로 분석,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환경을 동시에 파악해 질병의 발병 여부를 찾아내는 다중 오믹스(multi-omics) 분석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과학을 접목해 진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릴 일도 머지않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코언 학장은 정부도 산학연 융합이 이뤄지도록 정책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암 정복 프로젝트인 ‘암 문샷(Cancer Moonshot)’ 프로젝트를 정부의 의료 융합 정책의 한 예로 들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암 문샷’은 미국인의 암 사망률을 향후 25년 내에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미 보건복지부(HHS)는 지난달 암 예방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 8개 세부 목표를 담은 세부 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암 문샷은 기업과 학계·연구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코언 학장은 “암 문샷은 (프로젝트에 투입된) 18억 달러의 예산 외에도 기업과 학계 간 파트너십을 포함해 다분야 팀을 육성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한데 모으고 데이터와 자원의 공유를 장려하며 민관 파트너십을 지원함으로써 다학제적인 접근 방식을 촉진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마크 코언은

△미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화학공학 학사·의학박사 △미 국립보건원(NIH) 지원 중개종양학 연구소장 △미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 생명공학과 교수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CICM) 학장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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