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비싸…배달앱 안 쓴다”

배민·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이용자수 급감





배달앱을 자주 이용했던 자영업자 임창호씨는 최근 배달음식을 시켜먹지 않는다. 얼마전 혼자 가게에 있으면서 간식으로 5000원짜리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배달료가 6000원이 나오는 어이 없는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배달료가 이렇게 비싸지 않았는데 이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배달앱 측에서 이렇게 배달비를 올리는 것은 소비자를 만만하게 보는 처사라고 보는데 더 이상 배달앱을 이용 안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기간 지속 됐던 코로나 펜데믹에 의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호황을 누렸던 배달 플랫폼에 위기가 찾아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배달비에 분노한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대표 배달앱 ‘배달의 민족(배민)’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954만85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2019만 8156명) 대비 약 65만명 줄어든 수치다.

배민 경쟁 업체인 ‘요기요’도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가 668만2000명으로 2022년4월(795만 3887명)과 비교해 130만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쿠팡이츠 역시 같은 기간 506만 5177명에서 303만 1235명으로 200만명 이상 사용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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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만 20~69세 성인 소비자 1267명과 외식업 종사자 5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배달앱 이용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인 2위로 배달료(15.1%)가 꼽혔다.

1위는 음식 가격(21.1%)이었다. 배달료가 ‘적절하다’와 ‘싸다’는 응답은 각각 6.8%, 1% 미만에 그쳤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지지만 배민 라이더들은 현재 3000원으로 책정된 기본 배달료를 4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년째 동결된 기본 배달료를 최저임금과 물가 상승을 고려해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앱의 위기는 소비자들의 외면뿐만 아니라 사람 구하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도래한 배달앱 전성시대가 방역조치 해제로 막을 내리자 다시 음식점 아르바이트로 뛰어드는 청년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2022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플랫폼 노동자 규모는 약 80만명으로 전년 66만명에서 20.3%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기에 사람이 몰렸던 배달·배송·운전 종사자의 증가율은 2.2%에 불과했다.

청년층의 배달·운송업 고용 절벽 현상은 최근 더욱 심화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음식 배달이 포함되는 운수·창고업에 종사하는 청년 자영업자는 1만2000명으로 지난해 3월 2만7000명에서 1만5000명이 감소했다.

배달업계의 한 종사자는 “그 동안 배달 업종이 호황을 누렸지만 주변을 보면 배달일을 그만 두고 편의점이나 카페, 식당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 배달 업종도 사양길에 접어 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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