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홀딩스(000230)와 일동제약(249420)이 임원 감원, 직원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경영쇄신 작업에 나선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를 포함해 연구개발(R&D) 비용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자 자구책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일동제약그룹은 연구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희망퇴직(ERP) 등을 포함한 경영쇄신안을 임직원에게 공지했다고 밝혔다. 우선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은 급여 20%를 반납키로 했다. 희망퇴직도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이 대상이다.
특히 일동제약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R&D 투자를 늘려왔지만 앞으로는 효율적인 비용 집행과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파이프라인 정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익구조가 취약한 품목 정리, 안전재고 운영, 조직 통합과 인원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직 통합, 인원 재배치 등 합리적인 조직으로 재정비해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동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자발적 쇄신은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비전 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일동그룹이 경영쇄신에 나선 배경으로 일동제약의 실적 악화를 꼽았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국내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엔데믹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사업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일동제약은 2021년 11월 일본 시오노기 제약과 조코바에 대한 공동개발에 협약했고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조코바 임상 3상을 포함해 연구개발비만 연간 매출의 19.7%에 달하는 1251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가 조코바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과 달리 한국 당국은 승인하지 않았다. 일동제약은 현재 조코바에 대해 일반적인 정식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코바 상용 판매가 지연되면서 일동제약의 실적도 부진했다. 일동제약의 매출은 2021년 5601억 원, 2022년 7377억 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각각 555억 원, 735억 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도 매출 1457억 원에 영업손실 14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5%, -53.4%로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