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투데이남편의 외도 사실을 안 뒤 위약금 조항을 포함한 합의서를 작성 후 용서했지만 지속적인 외도에 지쳐 이혼을 결심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사연을 보낸 A씨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이혼하고 상간 소송을 제기하려 했지만 남편이 무릎 꿇고 빌며 용서해달라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며 "심적으로는 매우 힘들었지만 소송 대신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합의서에는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에 대한 위자료 1500만원, 추후 또다시 상간녀를 만날 경우 한 번 만날 때마다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기재됐다. A씨는 "이렇게 큰 금액을 정하면 남편이 또 바람피우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남편은 또다시 A씨 몰래 상간녀를 만나고 있었다. A씨는 "남편에게 위약금뿐만 아니라 가정을 깨고 배신한 대가로 위자료를 더 청구하고 싶은데 그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이날 출연한 최영비 변호사는 여러 조건을 따져야 한다면서도 "별도의 위자료 청구는 어렵고 위약금만큼 손해배상 예정으로서만 받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합의서에 포함된 위약금 조항은 '위약벌' 조항으로 부르기도 한다. 다만, 위약금과 위약벌은 법률상으로 구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선 민법상 '위약금'은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추정돼, 손해액을 입증해야 그만큼 손해배상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정해 둔 위약금이 있다면 입증 없이도 위약금은 무조건 지급받을 수 있다. 반면 '위약벌'은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를 말한다.
최 변호사는 "위약금 조항을 위약벌로 해석한다면 위약벌은 위약벌대로 묻고 추가 위반행위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추가 손해배상 청구, 즉 위자료 청구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위약벌인지 위약금인지는 당사자 간 의사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에 합치가 없는 경우 합의서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위약금 조항을 뒀지만 향후 위반행위에 대한 별개의 손해배상 예정이나 실손해배상을 전제로 하는 조항을 두지 않았다면 위약금 조항을 '손해배상 예정'으로 해석할 수 있을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이 경우 별도의 위자료 청구는 어렵고 위약금만큼 손해배상 예정으로서만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남편과 상간녀가 한 번 만날 때마다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여러 번 만나면 위약금 액수가 커지는 거냐는 질문에 최 변호사는 "법원에서 직권 감액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위반행위 횟수를 많이 입증해 위약금으로 청구한다 해도 청구한 금액 전부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위반행위 횟수에 대한 증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시는 것이 조금이라도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