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10대 형제가 시가 추진하는 손바닥정원 조성 등에 사용해 달라며 용돈을 모아 300만원 상당의 초화(草花)를 기부해 화제다.
26일 시에 따르면 박민준(17)·이안(15) 형제가 최근 수원시 손바닥정원과 수원수목원 조성에 사용해 달라며 털수염풀, 모닝라이트, 꽃창포, 휴케라 등 초화 17종 1160본에 이르는 초화를 기부했다.
형제는 동봉한 편지를 통해 “저희는 용담 안점순 할머니의 기념관이 있는 수원시여성회관에 용담 화단을 만드는 활동에 참여했다”며 “얼마 전 개장한 영흥·일월 수목원에도 관심을 갖고, 개원 전에 가족들과 방문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최근 아버지께서 ‘손으로 들려주는 일월수목원 이야기’를 후원하시는 모습을 보고, 모아놓은 용돈으로 초화류를 구입해 손바닥정원과 수목원에 기부하기로 마음을 정했다”며 “정원이 자리 잡아가면서 뿌리내리듯 수원의 손바닥정원과 수목원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됐으면 한다”고 썼다.
민준·이안 형제의 아버지는 더코너스톤 박요한 대표다. 그는 지난 3일 열린 농인, 수어통역사와 함께하는 일월수목원 해설사 투어 ‘손으로 들려주는 일월수목원 이야기’를 후원하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형제는 수원시 청소년의회 도시환경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원에 초록의 기운을 불어넣는 부전자전(父傳子傳)인 셈이다.
수원시는 기부받은 초화를 ▲손바닥정원 대상지에 리아트리스 개화구, 산철쭉, 모닝라이트, 흰줄무늬억새, 휴케라 8종 등 880본 ▲일월수목원 초·습지원에 털수염풀, 꽃창포노랑, 꽃창포보라, 속새, 잉글리쉬라벤더 등 180본 ▲영흥수목원 정조효원에 털수염풀, 잉글리쉬라벤더 등 100본으로 배분해 심을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청소년이 손바닥정원의 개념을 알고, 적극적으로 기부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시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앞으로 더 열심히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