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중개 어플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 씨가 첫 경찰 조사에서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며 경찰을 속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경찰에 붙잡힌 이후 첫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이 진술했다. 첫 조사에서 정씨는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자신에게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범행 당시 정씨 말고는 피해자의 집을 드나든 사람이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체포돼 오면서 횡설수설하는 등 믿을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며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거나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등 범행을 부인하다 증거가 나오고 가족이 설득하니 결국 자백했다”고 했다.
앞서 정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3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A 씨의 집에서 흉기로 살해해 시신을 훼손한 뒤 다음날 새벽 택시를 타고 이동, 경남 양산 낙동강 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 씨는 당시 과외 앱으로 "중학생 딸의 과외를 해달라"며 학부모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 A 씨에게 접근했다. 정 씨와 A 씨는 앱을 통한 유대 관계 형성은 전혀 없었다. 정 씨는 A 씨 집을 찾기 전 중고거래를 통해 교복을 사 입기도 했다.
정 씨는 범행 이후에도 치밀함을 보였다. 그는 A 씨가 실종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A 씨의 휴대폰, 신분증, 지갑을 챙겼다.
그러나 정 씨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정 씨는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정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정씨는 검찰 송치 과정에서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정 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