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는 내년 말까지 원유 생산량 감산 기한을 연장하기로 4일(현지 시간) 결정했다.
자발적 감산 기간을 연장한다는 해당 결정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나왔다. OPEC+는 지난 4월 하루 115만 배럴 규모를 감산한다고 전격 발표한 바 있다. OPEC+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치가)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전 예방적이고 선제적인 성공적인 접근 방식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감산 조치로 주유 가격이 급등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브렌트유 가격이 76달러를 맴돌면서 유가는 계속 하락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반 무연 휘발유 1갤런의 가격은 한 달 전보다 몇 센트 낮고 지난해 이맘때보다 1.27달러 저렴하다”고 전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조지 레온 석유 시장 조사 수석 부사장은 “OPEC +의 자발적인 감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주 동안 거시 경제 역풍이 석유 시장에 상당한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온 부사장은 이어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OPEC+에 더 많은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물가가 안정되더라도 고유가가 다시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와 원유 수요에 해로울 것이란 판단이다.
이번 결정은 OPEC+ 내부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나왔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배럴당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를 웃돌도록 하기 위해 감산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 아랍에미리트 등 국가는 생산을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는 “러시아가 올해 OPEC+가 발표한 이전의 삭감안을 준수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 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