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도와달라" 외침에 음주운전 차 막다 '쿵'…"제가 왜 가해자죠?"

오토바이가 음주운전 차량을 막아서는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오토바이가 음주운전 차량을 막아서는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오토바이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막아서다 발생한 접촉사고에 대해 경찰이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음주운전한 차를 막아서려던 오토바이의 사고.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행동이 가해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 3월 1일 오후 1시쯤 서울특별시 은평구 갈현동의 한 차도를 주행 중인 오토바이 전방 모습이 담겼다.

블랙박스 영상 제보자이자 오토바이 운전자인 A씨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구간을 지나고 있었으며 편도 3차로의 2차로를 주행 중이었다.

A씨 앞에는 2차로에 비상등을 켠 아반떼 차량이 세워져 있었고, 아반떼 차주는 차에서 내려 3차로의 모닝 차량을 막아서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A씨에 따르면 아반떼 차주가 '도와달라'고 외치며 모닝 차량을 제지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었다.



2, 3차로 사이 틈을 비집고 들어간 A씨는 곧이어 도주하려는 모닝차량과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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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경찰에 접수됐고, 경찰은 A씨를 오토바이를 가해자로 판단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아반떼 운전자와 얘기해 본 바 모닝차량이 비틀비틀 대며 다른 차량과 사고가 있을 뻔했고, 아반떼 차주와도 사고 날 뻔 해 (아반떼 차주가) 쫓아가 모닝이 주차하는 걸 보고 확인해 본 결과 차 안에서 술 냄새가 많이 났으며 혼자 횡설수설하는 정도라고 하셨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가 경찰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모닝 차량 운전자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어 "제가 노리고 사고 낸 것도 아니며, '도와달라'는 소리를 듣고 도와준 것 뿐인데 가해자라니,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은 더 이상 못 가게 막아서는 게 옳다. 경찰관이 할 일을 경찰에 신고해 출동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며 "일반 시민이 이를 대신한 행위는 정당 행위다. 정당 행위는 위법성 조각 사유"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다만 "'안전을 좀 더 생각했더라면'하는 측면에서 일부 잘못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러나 오토바이가 더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의견"이라며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을 해보시라"고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이게 현실이라면 음주운전 뿐 아니라 살인사건이나 강도사건 용의자가 도망갈 때 어떤 시민 영웅이 나설까? 법적인 처벌과 재산적 피해 감수하면서 나설 시민영웅이 있겠나?", "여러분들도 어려운 일 생기면 남한테 도와 달라 하시지 말고 혼자 알아서 하시라, 도와 달라고 해도 도와주시지 말고" 등 A씨의 정의로운 행동이 사고로 이어져 되레 가해자로 지목된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반면 "저 좁은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1차 사고 유발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가로막아서 2차 사고 유발", "지금은 음주가 맞지만 만약 음주가 아니었고 오해를 해서 아무 잘못 없는 차를 블박 오토바이처럼 했다면 어떨까? 오토바이가 사고에 대해선 가해차라고 생각한다", "옳은 일을 위해 범법을 저지르는 것이 정당화돼선 안 된다" 등 A씨가 무리한 끼어들기로 사고를 유발한 게 맞다는 반응도 있었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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