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송영길(60) 전 대표가 7일 두 번째 검찰 자진 출두를 시도했지만, 검찰 거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송 전 대표의 자진 출두 시도와 관련, "구속영장 발부를 막으려는 일종의 쇼, 퍼포먼스"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진 교수는 6일 오후 전파를 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나와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 시도는) 또 한 번 쇼하는 것"이라며 '보여주기 차원'이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 이어 이날에도 검찰에 자진 출두를 예고했다. 그는 이번에도 면담이 불발되면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에 대비해서 '두 번이나 자진 출석했지 않는가', '난 도주 우려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만약에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구속된다면 (구속영장이) 송영길 전 대표한테 가는 길이 열리는데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은)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진 교수는 “검찰이 이 두 사람을 굳이 구속시키려는 핵심은 결국 가장 큰 수혜자인 송영길 전 대표 때문”이라며 “송 전 대표도 '그다음 순서로 나한테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이라는 걸 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도록 '나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 '두 번이나 자진 출석하지 않았느냐'(는) 그런 알리바이를 만드는 행동”이라고 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2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가 수사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송 전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입장문을 읽으며 “김건희 여사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며 “검찰이 도이치 사건은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고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에 올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이정근 녹음파일을 불법 추출해 대역죄가 발생한 것처럼 난리를 피우고 파리에서 강의하는 저를 불러와 한달 반 동안 소환도 안 하고 있다”며 “없는 증거 쥐어짜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중단하고 도이치 주가조작에 집중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인 피의사실과 관련해서는 “법정에서 진위 여부를 다툴 것”이라며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장을 접수했는데 지금이라도 검찰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이날 오후 1시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뒤인 지난달 2일에도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며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와 면담을 거절하면서 10분 만에 돌아서야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다른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후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조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